어제 아는 후배 블로그에서 수육을 만들어 먹는 모습을 보고 정말 먹고 싶어서 나도 도전. 돼지고기를 불판에 굽거나, 오븐에 익히거나, 찜통에 쪄 먹은 적은 있지만 삶아 먹은 적은 처음이다.
마트에서 수육용 삼겹살 635g 정도를 샀다. 요즘 구제역 때문에 값이 좀 내려서 100g에 2천 원 하더라. 그 외에도 대파, 양파, 깐마늘 등을 샀다. 누구나 냉동실에 하나쯤 있다고 하는 월계수 잎은 없어서 포기. 고기, 상추, 깻잎 등등 재료를 다 사는데 2만 원 정도 들었다.
우선 주먹만 한 크기로 고기를 삼등분하여 프라이팬에서 겉만 살짝 익혔다.
그리고 집에 남은 청하를 모두 들이붓고 통마늘과 후추도 뿌렸다. 좀 많다 싶을 정도로 넣으랬는데 마늘이 좀 부족해 보인다?
된장도 바르라고 해서 된장도 발랐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오래된 된장이 있었는데 유통기한이 작년 9월까지다. 발효식품이니까 괜찮겠지. 좀 많다 싶을 정도로 바르라고 해서 듬뿍듬뿍 발랐다.
양파도 넣었다. 많이 넣어야 좋을 것 같아서 두 개 넣었다. 대파도 넣으라고 해서 대파도 듬뿍듬뿍 넣었다. 듬뿍듬뿍 넣어야 음식이 맛있죠. 슬슬 냄비가 좀 모자라기 시작한다.
냄새를 잡기 위해 커피 가루를 넣으면 좋다고 해서 집에 있는 원두를 갈아 넣었다. 우리 애도 먹어야 하니까 디카페인으로 넣었다. 이것도 많이 넣어야 좋을 것 같아서 듬뿍듬뿍.
결국, 냄비가 넘칠 것 같아서 큰 냄비로 교환했다. 대형 설거지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고기가 잠길 정도로 물을 넣으라고 해서 물도 듬뿍 넣었다.
물이 끓고 있다. 꽤 오래 끓였다. 물이 끓는 동안 시간이 많이 남아서 사용했던 식기를 씻었다. 중간에 다 됐다 싶어서 썰었는데 핏물이 나오고 속이 분홍색이라 10분 정도 더 끓였다.
드디어 완성. 그럴듯하다.
좀 더 예쁘게 썰 걸 그랬다.
상추랑 밑반찬이랑 꾸며놓으니 꽤 그럴싸하다.
온 가족이 다 맛있게 잘 먹었다. 역시 재료를 아낌없이 듬뿍듬뿍 넣었더니 고기 잡내도 안 나고 고기도 아주 충분했다. 아내도 딸도 맛있다고 난리. 불판에 굽는 것보다 몸에도 좋고 기름도 덜 튀고 설거지거리도 적어서 좋다. 또, 시켜먹으면 엄청 비싼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많이 먹어서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