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분 수육 만들기에 도전

오늘은 “무수분” 수육 만들기에 도전. “무수분”이라 함은 말 그대로 물을 추가하지 않고 수육을 만드는 방법인데 따로 물을 넣지 않는 대신 수분이 많은 채소를 이용해서 조리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하듯이 수육 해도 괜찮은데 몇 번 해 보니까 고기가 좀 흐물텅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도전해 보기로 함.

재료 : 돼지고기 1kg, 양파 6개, 대파 1개, 마늘 많이, 된장 많이, 후추 많이, 술 많이, 월계수 잎 많이.

돼지고기

오늘의 주인공, 돼지고기 앞다릿살(전지). 앞다릿살이 제일 싸서 샀는데 요새는 별로 싸지도 않다. 100g에 1,290원이나 한다. 저번에 먹어보니 우리 부부가 600g 먹으면 약간 아쉽게 먹었어서 딸내미 것까지 생각해서 1kg 샀다. 적당히 800g 할까 하다가 어차피 우리나라는 인심이 후해서(?) 800g 달라고 하면 거의 900g 잘라주니깐……

일단 고기 잡내를 없애기 위한 작업부터. 이 작업 안 하고 바로 만드는 사람도 많던데 나는 냄새나면 너무 짜증 나서 이 과정을 아주 확실하게 했다.

된장

일단 된장 이만큼 퍼서……

된장질

된장남이 된 기분으로 덕지덕지 된장 질을 해준다. 손 안 더러워지려고 숟가락으로 바르면 잘 안 되더라. 화끈하게 맨손으로 발라줌. 그랬더니 손에서 된장내미가……

청하

냄새를 잡기 위해 술도 준비. 싼 소주를 살까 하다가 청하가 더 좋을 것 같아서 청하로.

청하 투여

된장 바른 고기에 청하 쫄쫄쫄.

마음급함

마음이 급하니 2배속으로 투여.

윈저

그리고 집에 남은 <원저 17년산>도 준비. 4성 장군께 받은 것인데 요새 술을 안 먹으니 많이 남았다.

아낌없이

고기 잡내를 없애기 위해 아낌없이 투여.

재운다

그렇게 재운 모습. 이대로 냉장고에 1시간 정도 둔다.

대파

그리고 고기 밑에 깔 채소를 준비. 먼저 대파.

대파 자름

대충대충 자른다.

마늘

마늘도 한 이 정도.

양파

집에 있는 양파 총동원.

양파 껍질 깜

오래돼서 양파가 좀 상했던데 상한 부위 다 도려냄.

양파도 넣음

고든 램지가 가르쳐 준 양파 바르게 써는 법 동영상을 봤지만, 생각이 안 나서 그냥 막 썰어 넣음.

재워진 고기

그리고 냉장고에서 재워뒀던 고기 꺼냄. 보기가 좀 흉측하지만……

그 위에 채소 투여

그 위에 채소를 얹는다. 채소를 밑에 깔아야 하지만 고기 들어서 꺼내기 너무 귀찮아서 일단 위에 부었다.

돼지고기 끄집어냄

그리고 고기를 손으로 끄집어 내서 위에 올린다. 저렇게 비계가 위로 가도록 해야 익으면서 지방이 흘러내려 맛있게 된다고 한다. 어차피 조리하다 보면 넘어지겠지만……

월계수

그리고 향미를 돋우기 위해 “누구나 집에 흔히 가지고들 있는” 월계수 잎 투여.

후추

후추도 팍팍.

약중불

그리고 뚜껑 덮고 약불-중불 중간 정도 세기 불로 50분 정도 익힌다. 물 안 넣고 조리하기는 처음이라 좀 긴장됨.

쌈장 제작1

고기 익는 동안 쌈장도 제작. 집에 쌈장이 다 떨어져서 된장 + 고추장을 2:1 비율로 넣고 설탕도 좀 쳤다.

쌈장제작 2

슥슥 섞어주면 대충 비슷. 종지를 좀 더 큰 것으로 할 걸 그랬다. 넘칠뻔함.

김치 준비

김치도 썰어서 준비. 보쌈김치가 없어서 아쉽다.

상추와 깻잎 준비

상추와 깻잎도 씻어서 준비.

50분 후

50분 후 냄비를 열어보니 이런 모습. 와우.

도마 위에

약 600g 정도를 꺼낸 모습.

썰어낸 모습

썰어놓으니 그럴듯하다. 생각보다 비계가 많아서 좀 아쉽다.

상차림

다른것과 함께 상차린 모습. 먹어보니 짱이다. 술을 많이 넣어서 그런가 고기 비린내가 전혀 안 난다. 무엇보다도 고기가 물캐지지 않아서 씹는 맛도 좋고 아까 말했듯이 위에서 지방질이 살코기 쪽으로 질질 흘러내리면서 흡수되어 엄청 부드럽고 쫀득함. 진짜 정신없이 먹었다. 게다가 물 없이 조리했으니 물낭비도 없고 얼마나 좋아.

다음에도 이렇게 조리해서 먹어야겠다. 수육은 대충 해도 항상 맛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