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객전도

며칠 전에 언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든 생각이다.

요즘 우리나라는 영어 광풍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영어 공부를 하는가? 본디 언어라는 것은 내가 원하는 바를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다.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영어 그 자체를 목표로 삼고 공부를 한다. 그러니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고 나서도 제대로 써 먹지를 못할 뿐더러 그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은 사회적으로 엄청난 낭비다.

이 생각을 조금 바꿔서, 돈은 또 어떤가. 돈도 원래는 다른 이와의 물건 교환을 편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 낸 도구였지 않은가. 그런데 오늘날 사회에서는 이미 대부분의 사람이 돈 그 자체를 목표로 살고 있다. 사람들은 돈의 노예가 되었고 원래 어떻게 살고자 했던가를 다 잊어버렸다.

물론 돈이 많으면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고, 사람은 지극히 욕망에 충실한 동물이니 돈을 많이 벌고자 하는 개인적인 욕망을 탓할 수는 없겠으나, 사실 만인이 돈을 놓고 치킨게임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돈이라는 것이 인생의 목표로 삼을 만큼 정말 가치 있는 것인지, 왜 돈이 없으면 행복하지 못한 세상에 살고 있는지 등의 질문을 한 번 던져 보심이 어떠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