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 4세대를 샀다. 예전부터 사고는 싶었는데 국내 정식발매가 되지 않은 제품이라 사용상 제약도 많아서 망설였는데 에어플레이를 통해서 아이폰, 아이패드, 맥 화면을 화면에 쏴주는 것만 써도 괜찮겠다 싶어서 질렀다. 예전에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샀던 <EZ Cast>로도 에어플레이가 가능했지만, 여러모로 불편하고 잘 되지도 않더라고(예전 블로그 글 참조). 아, 그리고 이제는 넷플릭스가 한국에 들어왔기 때문에 그거 핑계로 때문에 결정한 것도 있음
한국에 정식발매가 되지 않기 때문에 외국에서 직구해서 배송대행지를 통하든지, 아니면 국내로 수입해주는 업자를 통해야 한다. 직구하나 국내 업체 통하나 가격은 비슷한데 혹시나 불량품 왔을 때 국내 업자한테 항의하는 게 나으니까 국내업자에게서 샀다. HDMI 케이블도 필요해서 같은 업체에서 샀음.
케이블은 이틀 뒤에 왔는데 애플TV는 거의 3주 만에 왔다;;; 중간에 배송조회도 안 되고 해서 목이 빠질뻔함. 배대지 통해서 사는 게 좀 더 일찍 받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상자 뒷면은 이렇게 생겼다. 홍콩 가격표가 붙어있는 걸 보니 홍콩에서 수입한 물건인가보다.
국내 업자를 통해서 샀기 때문에 좋은 점 중 하나는 돼지코를 같이 보내준다는 것(근데 뒤에 가면 이게 함정).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상자 개봉.
내용물은 이렇게 단출하다. 본체, 리모컨, 그리고 밑에 리모컨 충전 선이랑 본체 전원선. 끝.
근데 크기에 진짜 놀랐다. 원래 쓰던 TV 셋탑박스 크기 정도를 생각했는데 손바닥 크기라니!!
요건 4세대로 넘어오면서 확 바뀐 리모컨. 윗부분에 아이폰 비슷하게 터치가 가능하여서 정말 굉장히 편해졌다. 기존 셋탑박스용 리모컨 조작감이랑은 상대가 안 된다. 진짜 대만족.
이건 리모컨 충전용 케이블인데 솔직히 애플 TV 살 정도 되면 이미 이런 거 집에 엄청나게 굴러다니지……
설명서마저 이렇게 단출하다. 뻥 아니고 저게 전부임. 설명서에서처럼 전원 단자, HDMI 출력단자, 이더넷 단자(무선으로도 작동하니까 꼭 연결하지 않아도 됨), 우리가 쓸 일 없는 USB-C 단자(업데이트 용도 정도로만 쓰인다고 함)가 있다.
본체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뗀다.
옆면에도.
그리고 전원을 연결하려고 봤더니 헉 젠장, 홍콩 플러그야!!! 근데 미국용 돼지코를 주다니……
이것 때문에 다시 보내달라고 했더니,
이번엔 여행용 만능 어댑터를 보내줬는데 “국내에서 사용 금지합니다.”라고 버젓이 붙어있는 유럽용 어댑터를 보내줌;;; 끼우면 작동이야 하겠지만, 종종 접촉 불량 나기 때문에 찝찝하잖아. 내가 이런걸로 항의 잘 안하는데 성나서 전화함. 자기들도 실수했는지 혹시나 고장날까봐 그거 절대 쓰지 말고 있으란다. 그리고 한국용 어댑터를 열심히 찾아봤나본데 솔직히 자기들도 애플 TV 잘 안팔아봐서 잘 모르는 것 같더라고. 내가 인터넷 검색해보니까 “8자 케이블” 자체를 국내용으로 사면 된다고 하기에 그걸로 보내달라고 했다. 그래서 해결.
짜잔, 연결하면 이런 화면이 나온다. 왠지 감동 ㅠㅠ
초반에 이것저것 설정하는데 아이폰, 아이패드 설정하고 얼추 비슷하다.
그리고 아이클라우드 계정도 설정하게 되는데 iOS 기기가 있다면 근처에 갖다두면 블루투스로 알아서 내 설정을 가져가게 되고, 없으면 수동으로 설정할 수도 있다.
설정 끝난 애플 TV 기본 화면. 위에는 추천작이나 최신작 영화 같은 것들이 나오는 것 같고 밑에는 이런저런 앱들이 있어서 선택할 수 있음.
며칠전에 가입했던 넷플릭스 앱도 깔아봤다. 잘 된다.
그 뒤로 한 달 정도 사용해 봤는데 소감을 정리해 보자면,
- 역시나 가장 많이 쓰는 기능은 에어플레이로 화면 쏴주는 기능. EZ Cast랑은 비교도 안되게 잘된다. 나보다도 아내가 아주 유용하게 잘 쓴다. POOQ 티비 같은 걸로 지상파 다시보기, 혹은 생방송을 바로바로 큰 화면에 쏴서 빵빵한 음질과 함께 즐기니까 아주 만족스러움.
- 다음으로 많이 쓰는 건 <Infuse> 앱으로(무료인데 일부 코덱 재생하려면 유료버전 사야 함) 우리집 NAS에 연결해서 동영상 보기인데 이것도 원래 쓰던 유플러스 GTV 셋탑박스랑은 비교도 안되게 편하다. 반응 속도도 훨씬 낫고 특히 중간에 앞뒤로 돌려보기 할 때 정말 세밀하게 1초 단위로 미세조정이 가능하고 굉장히 편함.
- 넷플릭스 아주 잘 되더라. 유용하게 씀.
- 미국 앱스토어에 계정이 있고 영어가 되고 돈이 된다면 그야말로 천국이겠더라. 영화든 미드든 없는 콘텐츠가 거의 없는 것 같다.
- VPN을 쓴다든지 DNS를 돌려서 하는 방법 등으로 hulu, HBO 앱을 깔아서 월정액으로 마음껏 볼 수 있는데 이것도 영어만 되면 끝내주겠더라. HBO도 한 달 무료라서 한 번 써봤는데 영어가 안돼서 포기.
- 디즈니 채널이나 ABC 뉴스채널 같은 것도 다 앱이 있는데(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한국에서 TV 채널 돌리듯이 원하는 방송사 앱을 돌린다고 생각하면 됨) 어느 인터넷 업체를 쓰는지 선택하고 코드를 입력하라고 나온다. 미국에 있는 인터넷 서비스업체밖에 없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영상에 제약이 많다.
- 리모컨에 Siri 기능도 있는데(한국어는 안됨) 생각보다 잘 알아먹는다.
- 신기하게도 애플 TV 리모컨으로 TV 본체 전원도 켜고 끌 수 있고 볼륨조절도 된다. 보통 셋탑박스에 보면 셋탑박스 전원, 볼륨 버튼과 TV 전원, 볼륨 버튼이 따로 있는 거 생각하면 간단해지고 편해졌음.
- 웹서핑은 안된다. 브라우저에 해당하는 앱은 없음.
- 게임앱도 있는데 리모컨에 중력센서가 달려서 자동차 핸들처럼 사용 가능. 근데 별로 할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앞으로 이렇게 활용하면 최고일 것 같다.
- 지상파 : POOQ TV 결제해서(다시보기 월 4,900원, 본방송 1,000원 추가) 에어플레이로 감상. 애플 TV용 앱도 나온다면 최고일 듯.
- 케이블 방송 : SK에서 제공하는 <oksusu>라는 서비스가 있다던데(월 3,000원, SK 브로드밴드를 사용하거나 LTE 무슨 요금제 이상이면 월 2,000원) 아이폰에는 앱이 없어서 써보지는 못했음.
- 영화 : 넷플릭스 앱(월 7.9 달러부터)으로 보거나 맥이나 PC에서 왓챠 플레이(월 4,900원)를 에어플레이로 쏴주기. 왓챠 플레이는 아직 앱이 없는데 애플 TV용 앱 나오면 우리집은 이제 영화관.
- 기타 동영상 : 유튜브 앱이 있다.
이러면 이제 인터넷 업체에 전화해서 “결합상품에서 셋탑박스는 빼주세요” 하면 되는거지. 요새 솔직히 셋탑박스에서 뭐 보려고 하면 내가 월 얼마씩 내고 있는데도 추가구매해야 하는 게 너무 많아서 짜증나는데 저런 월정액 서비스들 가입해서 에어플레이로 쏴서 쓰기만 해도 훨씬 이득이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