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하필 오늘따라 버스는 콩나물 시루처럼 발 디딜 틈 없이 비좁았다. 겨우 앞 문 계단에 발을 디디고 섰다. 차가 없어서 이렇게 불편하게 퇴근해야 하니 역시나 나는 루저로구나 생각했다.
3. 잘 달리던 버스는 반포 대교 중간 정도를 지날 무렵, 옆 차선으로 끼어들다가 실패, 역시 루저가 탔더니 버스도 루저다. 게다가 앞에 있던 승용차를 들이받고야 말았다. 루저가 간만에 버스에 타니 별 일이 다 생긴다.
4. 사고가 났으니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야 했다. 그렇지 않아도 가득 들어찼던 사람들이 다 내려서 다음에 올 같은 노선 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니, 탈 수 있을 리가 없다. 가는 방향이라고 아무 버스나 탔더니 다다음 정류장부터 가는 방향이 달라진다. 한 정거장 만에 루저 하차.
5. 그냥 걸어서 가기로 했다. 좀 걷다 보니 오늘 하루 일진이 뭐가 이러냐 싶어 신경질이 난다. 에라이 택시나 타자 했는데 눈앞에 지하철 역이 보인다. 루저 주제에 무슨 택시냐 싶어서 그냥 지하철 타고 집에 왔다.
코멘트를 하자면, 절대로 일반적이지 않을 한국 여대생들을 모아놓고 바람직해 보이는 외국 여자들의 발언과 대비시켜서 악의적으로 한국 여대생들을 싸잡아 비난받게 만든 미수다가 제일 나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결국 ‘루저녀’가 그런 생각을 갖게 된 이유는 사회가 그렇게 가르쳤기 때문이라고 밖에 볼 수 없지 않나. 설마 태어날 때 부터 저런 가치관을 가지고 태어났겠나. 이 사회가 어쩌다 이렇게 사람의 객관적인 조건만을 보고, 물질적인 가치만을 좇게 되었나 싶어 안타깝다. 물론 나도 루저녀의 발언을 듣고 개인적으로도 매우 기분이 나쁘기도 했음. 나도 루저 ㄳ.
덧, 박스 안의 내용은 그냥 웃자고 하는 이야기고 절대로 내가 루저라고 생각하지는 않음.
덧2, 루저가 뭔지 설마 모르신다면, 여기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