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거품기> 캡슐 커피머신이 너무 사고 싶다가 그만……

원래 커피를 즐겨마시는 편은 아닌데 일주일 쯤 전에 갑자기 커피머신에 꽂혔다.

참고로 가정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방법에는,

1) 그냥 믹스 커피를 타 마시는 방법 : 가장 저렴하고 간단.

2) 드립커피로 내려먹기 : 기술이 중요. 신선하고 좋은 원두를 구하는 것이 관건.

3) 프렌치프레소로 내려먹기 : 이것도 2번하고 비슷

4) 에스프레소 머신 : 좋은 기계는 비싸고(수백만원) 역시 좋은 원두를 구하는 것이 관건.

5) 캡슐 커피머신 : 캡슐이 밀봉되어 보존하기 쉽고 기계가 비교적 싸지만 캡슐값이 비싸다.

등등이 있는데 뭐 더 있겠지만 여기까지.

신혼 초에는 드립커피로 잘 내려먹곤 했는데 이게 은근히 귀찮다. 거름종이도 사야 되고 원두도 오래 되면 커피 맛도 없고……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려고 한 번 알아본 적이 있지만 역시 우리 사정에 그것은 좀 어렵겠다. 둘 자리도 없고.

그래서 그냥 종종 믹스 커피를 타 먹곤 했는데 뭔가 항상 아쉬운 것이 사실. 나는 된장남이니깐.

특히 예전에 이탈리아에서 마셨던 커피맛이 자꾸 생각나면서 하루종일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갑자기 왜?)

 아무튼 그렇게 갑자기 마음에 뽐뿌가 불어닥치고 에스프레소 머신은 아무튼 큰 부자가 되기 전에는 사기 어려울 것 같으니 괜히 만만해 보이는 캡슐 커피머신에 자꾸 눈이 가기 시작.

 일단 우리나라에서 살 수 있는 캡슐머신은 세 종류가 대표적이겠다. <돌체구스토>, <네스프레소>, <일리>

 <돌체구스토>랑 <네스프레소>는 둘 다 <네슬레>에서 만든 브랜드인 것 같다(아마도).

 저기 써 놓은 순서대로 가격이 비싸지고 커피맛도 그만큼 좋다고 한다. 캡슐값도 각각 600,800, 1100원 뭐 이렇게 증가하는 듯.

 그래도 기왕 마실 거 좋은 거 마셔야지…. 하지만 <일리>는 너무 비싸니까, <네스프레소>로 내맘대로 결정. 캡슐도 독일 직구로 하면 개당 500원대에 살 수 있다고 하니 개이득.

(사진 출처는 구글이미지)

그렇다. 바로 조지 클루니가 광고한 바로 그 커피머신!! 보니까 또 막 사고 싶어지네.

인터넷에서 후기를 읽어보니 괜찮은 것 같다. 사자!


(아래 가격정보는 전부 enuri.com에서 퍼옴)

가격은 이 정도 한다는 것 같다. 요새는 유밀크 제품이 잘나가는 듯. 

그 중에서도 내가 고른 제품은 이 제품이다.

예쁘다. 레드! 남자라면 레드!(핑크는 없으니) 하악하악!

옆에 에어로치노가 달려 있어서 카페라테나 카푸치노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근데 너무 비싸다. 

이럴 때 쓰라고 해외직구가 있지.

오, 역시 싸다. 환율 계산해도 20만원 대에 살 수 있을 것 같다.

문제는 정식 수입된 게 아니라 2년 AS를 받을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배송비랑 통관할 때 세금(배송비 등등 다 포함해서 15만원 넘으면 과세) 생각하면 이것도 30만원 넘을 것 같다.

 아…. 안되겠다. 일단 다른 모델로….

그래, 어차피 기계마다 성능 차이는 전혀 없다고 하니까 이게 최선이다.

우유 거품기까지 있는 모델은 이게 제일 싸다!!

근데 그래도 비싸다. 우리 형편에 이건 안 돼 하면서 막 가슴이 두근두근거림.

(지금은 담담하게 쓰고 있지만 여기까지 오는데 한 5일 걸림.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말았다가…. 혹시 핫딜 같은 거 안 뜨나 계속 체크하고 도저히 공부가 안됨).

 그래, 그럼 그냥 커피머신만 사고 우유거품기는 싼 걸로 따로 사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하고 보니 국내에선 16만원대에 구할 수 있는 것이 최선이다.

 역시 다시 해외 직구로. 이번엔 이탈리아 아마존(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돌아가면서 보면 어떤 제품은 어디가 싸고 뭐 그런 게 있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일주일 내내 아마존만 들락거림. 아놔 내가 무슨 아마조네스도 아니고).

 우오오 59,90유로!! 역시 해외직구가 답이다. 환율 계산해도 8~9만원 정도 나올 것 같다.

 게다가 이 때쯤 알게 된 사실인데(아마 이제 고민 시작한 지 6일차인 듯) 저거는 그 나라 세금이 붙은 가격이고 외국으로 배송지를 선택하면 세금 20% 정도가 깎인다고 한다. 

 와 그러면 도대체 이게 얼마야. 싸게 사서 한국에 되팔이 해도 되겠네.

 게다가 15만원 안쪽으로 들어올 테니 관세도 없을테고,

 2년 AS 안 되지만 고장나면 하나 더 사도 될 만한 가격이다. 

 유럽사람들 부럽다. 와….

 하고 룰루랄라 체크체크체크 배송배송배송.

 앆ㄲㄲㄲ!!  물건값이 49.10유로로 깎인 것 까지는 좋았는데,

 배송비가 42.02유로임. 그것도 느린 배송으로 선택했는데도!!

 그래서 결국 내가 낼 돈은 13만원이 넘는다.

 3만원만 더 내면 정식수입 제품을 살 수 있는데(모델은 다르지만) 이럴 수는 없다. 이것도 포기.

 하….. 그렇게 1주일을 그냥 아무 것도 안 사고 공부도 안 하고 보냄. 미칠 노릇.

 자꾸 막 사고 싶고 근데 아무리 저게 저렴하다 해도 그래도 10만원이 넘는 기계고,

 또 사실 저것만 사서 될 일인가? 캡슐도 사야지.

 아무리 독일에서 직구하면 개당 500원이라지만 캡슐 하나만 배송할 수 있나요.

 한 200개 한꺼번에 배송해야지 그러면 또 배송비 합하면 한 15만원 날아가지……

 아, 도저히 안되겠다.

 일단 우유 거품기라도 싼 거 하나 사서 써 보고 나중에 월급 받으면 커피머신을 사자. 하고 알아봄.

 이 제품이 평이 괜찮다. 국산인 것 같은데(물론 제조국은 중국) 거품도 잘 나고 세척하기도 쉽다고.

 아, 근데 저 포트가 유리가 아니라 BPA가 안 나오는 특수 코팅한 제품이다.

 오래 쓰고 너무 박박 닦으면 코팅 벗겨져서 유해물질이 나올 지도 모른다는 스멜이 스멀스멀.

 이건 네스프레소에서 따로 나오는 우유거품기.

 이건 좀 심하게 비싸다. 패스.

이건 믿고 쓰는 독일제.

 아, 근데 이것도 11만원 넘음. 게다가 해외쇼핑.



 결국 우유거품기도 못 사고 일주일이 지남.

 맛있는 커피는 먹고 싶고 사기에는 솔직히 다 좀 부담되고,

 사놓고 안 먹으면 우짜노.


 안 되겠다. 절충안으로 저렴한 우유거품기를 사자. 저런 전자동 말고.



 하하! 이런 게 있군! 가격은 2천원.

 그나마 뭘 더 깎아줄 게 있다고 5백원 더 깎아준다. 세상에. 이런 좋은 방법이.

 배송비 포함해도 4천원이다. 이건 무조건 사야 함. 나는 소심한 남자니까.

 해서 이틀만에 배송되어 옴. 아, 이 이야기 꺼내는데까지도 한참 걸렸네. 위에 썰이 너무 길었음. 본론은 여기부터.

———————————–<여기서부터 본론>———————————–

 이렇게 생겼다.

손잡이 부분. 자세히 보면 마감은 조잡한 편.

이게 거품을 내는 부분.

AA 건전지 두 개가 들어간다. 이것도 역시 중국제.

작동하는 모습.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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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윙 잘 됨.

먼저 우유를 끓입니다.

거품 내면 얼마나 불어날 줄 모르고 우유를 저만큼 부음. 하여튼 우리 마누라 손 큰 거 하나는…….

우유가 끓기 시작합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우유는 끓이면 좀 비주얼이 괴랄함. 냄새도 비리고. 설거지도……

저 상태에서 거품 내면 흘러 넘칠 것이 틀림없기 때문에 일단 큰 그릇에 조금 부음.

그리고 거품내기 시작. 1차 시도.

(소리켜고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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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강약조절 따위 없는 무자비한 제품.

2차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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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좋다. 거품 잘 난다!!

요지는 거품기를 켠 채로 우유에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우유에 일단 집어넣은 후에 거품기를 켜야 한다는 것. 안그러면 집어넣다가 다 튄다.

거품이 보글보글 잘 나오고 있는 모습.

일단 고급 커피는 없으므로 아쉬운대로 카누 아메리카노로.

커피는 딱 이 정도만.

생략했지만 저 포트에 있는 우유도 거품을 냈다. 저게 붓기 쉬우므로 일단 저걸로 부음.

먼저 거품 아래에 있는 우유가 흘러나오고.

자, 이제 위에 있는 거품이 내려올 차례.

??? 거품은 안 내려오고 계속 우유만 내려옴.

대참사.

결국 안되니까 숟가락으로 거품을 펌.

옜다! 관심!

아, 이제 뽀얗게 거품이 예쁘게 앉음.

그래도 뭔가 2% 부족하다. 커피전문점 가면 저기에 계피가루를 뿌려준다지.

계피가루는 없으므로 코코아 가루를 뿌려줍니다. 뭔가 이제 그럴싸함.

한 번 마셔보겠습니다.

굿. 입 위에 저 거품이랑 코코아 가루 좀 봐 어우.

근데 아무리 마셔도 우유맛만 나고 밑에 깔린 커피는 안 나와서 결국 숫가락으로 팍팍 저어버림.

하, 우린 역시 너무 싸구려.

아무튼 나름 만족스러움.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의 실패를 거울삼아 한 번 더 시도.

오늘은 귀찮으므로 그냥 찬 우유에 바로 거품내기. 아주아주 잘 된다. 대만족.

좀 미숙하게 됐지만 나름 괜찮게 완성. 먹어보니 꿀맛. 꿀 값 아꼈네.

장점 :

싸다. 아주아주아주 싸다.

거품 잘 나온다. 진짜로.

계란 풀 때도 사용 가능함.

세척이 쉽다. 그냥 물로 씻으면 됨.

단점 :

만들기가 귀찮다(전자동 거품기는 그냥 우유만 넣고 전기만 꽂으면 되는데….)

거품기 팁 분리가 안됨.






이만하면 진짜 대만족함. 나는야 파워블로거지. 거지는 아닌데 왜 이럴까.

이야, 원래 수십만원 나갈 것을 4천원으로 막았다. 진짜 큰 돈 벌었다. 신 난다!







(아마 이 것과 같은 제품인 듯)

8 thoughts on “<우유거품기> 캡슐 커피머신이 너무 사고 싶다가 그만……”

    1. 아 저거 이제는 노하우 생겨서 3분이면 완성 ㅋ 우유 거품기가 잠길
      정도로만 살짝 깔아서 전자렌지에 40초 정도 데우니까 금방 되더라고 ㅎㅎㅎ 가격도 싼데 밑져야 본전이니 한 번 질러봐 ㅎㅎㅎ 수지꺼랑 두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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