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논란, 반전에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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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쇼크]줄기세포 논란 ‘진실게임’으로

[머니투데이 2005-12-16 16:15]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와 관련된 줄기세포 진위 논란이 ‘진실게임’화 되고 있다.

황 교수는 16일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원장의 “줄기세포 11개는 없었다”는 폭탄 발언에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11개는 모두 만들어졌고, 누군가에 의해 미즈메디 병원 수정란 줄기세포와 뒤바뀌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더 나아가 “단 1%의 의심도 없다”면서 “사법당국에서 진실을 가려 달라”고 사실상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노 이사장은 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논문은 허위이며 황우석 교수와 강성근 교수가 시켜서 조작했다는 얘기를 김선종 연구원에게 들었다”고 재반박했다.

그는 “황 교수가 교수, 과학자, 지도자의 자격이 없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고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황 교수를 비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황 교수의 연구가 ‘거짓’일 것이라는게 대세를 이뤘지만 이날 황 교수의 해명으로 진실은 다시 ‘미궁’으로 빠진 셈으로 결국 진실은 서울대와 검찰에서 가려질 수 밖에 없게 됐다. 또 최종적으로 결론이 나는 기간은 상당기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줄기세포 11개 만들어졌나=황 교수는 “올해 1월9일 서울대 실험실에서 오염사고로 줄기세포 6개가 훼손돼 복구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그후 6개를 다시 만들고, 3개를 추가로 만들어 사이언스에 논문을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 원천 기술이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냉동보관 중인 5개의 줄기세포를 해동작업하고 있으며 10일 후면 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2004년 2월 논문의 진위 논란에 대해서도 “체세포 제공을 동의한 분이 협조한다면 다시 검증을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노 이사장은 “테라토마 검증을 하기 위해서는 12주 이상이 소요되는데 시간적으로도 맞지 않다. 논문을 내기 위해서 황 교수가 최소한 줄기세포 9개를 위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황 교수가 2~3번 라인을 늘려서 논문에 실으라고 지시한게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미즈메디병원 세포와 바뀌었나=황 교수는 사이언스지 논문 사진이 미즈메디 병원측 세포 사진이 실린 점을 인정하면서 “도대체 어떻게, 누가 무슨 의도로 이런 일을 했는지 정말로 답답하고 한스럽다. 이것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의 말 대로라면 확인이 안되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서울대 연구팀의 배아줄기세포와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를 뒤바꿔놓았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냉동 보관된 5개 세포도 미즈메디 병원 것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 병원의 줄기세포로 둔갑시키려 하고 있다”고 펄쩍 뛰었다. 그에 따르면 피츠버그대 섀튼 교수팀에 파견돼 있는 김선종 연구원과 자신을 희생양 삼으려 한다는 것이다.

◇줄기세포 진위 여부=황 교수는 “연구 과정에서 6명의 연구팀이 매일같이 현미경으로 줄기세포 생성과정을 지켜봤고, 수억원의 연구비까지 들여 타 기관에 분양까지 했다”며 줄기세포는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누가 어떤 방법으로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와 바꿔치기 했는지 규명돼야 한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이에 대해서는 노 이사장은 “11개 줄기세포 중 2개만 진짜인지, 모두 가짜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미즈메디 병원의 냉동 수정란 줄기세포를 의도적으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로 바꿨다는 것이다.

◇주도권 갈등?=노 이사장은 자신이 황 교수에게서 ‘토사구팽’ 당했다고 표현했다. 자신은 황 교수가 필요할때마다 불려져 쓰여졌고 효용가치가 다해서 버림을 당했다는 것이다. 또 “11월부터 황 교수와 소원하게 지내오고 있었다”고도 밝혔다.

황 교수는 “자신은 노 이사장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왜 그런식으로 발표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다른 말을 했다.

이를 종합할때 연구 과정에서 두 사람의 갈등이 있었음은 분명하고, 반목 과정에서 ‘폭탄선언’이 나왔다는 점도 유출해 볼 수 있다.

여한구기자 han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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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황우석과 노성일, 두 사람의 주장이 완전히 엇갈리게 됐다.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고, 진실이 드러나면 둘 중 하나는 쪽박차게 됐다. 이 날 점심 때 쯤, 소방서 사람들의 반응도 제각각이었다. 원래 사람들 대부분은 황우석 박사를 옹호하는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뭔가 뒷통수를 맞았다는 기분들이란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워들 한다.

누군가 쓴 시나리오지만 내 생각에 다음 시나리오가 제법 타당성 있어 보인다.

– 황우석, 섀튼, 노성일 세 사람이 서로 공모하여 2005년 줄기세포 논문을 조작하기로 작정했다. 그 이유는 빠른 시일 내에 획기적으로 줄기세포 제조 성공률을 높여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
– PD 수첩이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파고 들자, 불안한 분위기를 감지한 섀튼이 윤리 문제 운운하면 먼저 손을 뗌.
– 황우석과 노성일은 끝까지 함께 가다가 아무래도 결국 들통날 것 같다 생각한 노성일이, 황우석이 다 지시한 것이라며 황우석에게 책임 전가.
– 가장 이름이 크게 걸린 황우석이 혼자 당하게 되자 노성일의 주장을 반박하며 뭔가 음모가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 열흘 뒤에 검사 결과가 나오겠지만 그 결과가 또 잘못 나온다면 중간에 노성일 쪽에서 의도적으로 바꾸었다는 말을 할 수 있는 발판 마련.

이렇게 각자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상대방이 배신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어쨌거나 2005년 논문에서 여러가지 중대한 오류가 있는 것은 사실로 판명났다.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사이언스지에 이렇게 오류 투성이인 논문이 아무런 의심 없이 실렸다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재검증 때마다 서로 결과에 수긍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참 이상하다. 황우석 교수와의 인터뷰에서도 뭔가 속 시원히 말해주지 않는 부분이 많이 있다. 어쨌든 그 동안 ‘천사’의 지위에 있었던 황우석 교수는 이제 더 이상 ‘천사’는 아니게 됐으며, 황우석 박사를 굳게 믿고 줄기세포를 이용한 환자 치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던 순진한 시민들만 바보가 되었다.

황우석 교수는 이제 열흘 정도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한다. 그리고 서울대에서 이 논란과 무관하게 2005년판 논문에 대한 검증을 진행중이다. 그 결과가 나오면 이제 어떤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려 할 지…… 벌써 이런 걱정부터 드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 학자가 순수한 마음으로 연구에 정진하기에 세상은 너무 험난했던 것일가, 아니면 한 사기꾼이 우매한 대중을 상대로 사기를 치기에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 않았던 것일까. 아무쪼록 이번 사태가 잘 마무리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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