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D-15 커피 그라인더 구입기

오늘은 커피 그라인더 구입기. 누가 이야기하기를 그라인더 성능이 커피 맛의 50%를 좌우한다고 한다.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커피 동호회 들어가 보면 아무튼 그라인더가 중요하다고 이야기들 많이 함.

나는 원래 포렉스 핸드밀(3만 원 대)을 쓰고 있었는데 다들 핸드밀로는 균일하게 분쇄할 수 없다고 하기도 하고 일단 원두 가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특히 곱게 갈수록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데 에스프레소용으로는 아주 곱게 갈아야 하지 않는가. 그래서 전동밀을 하나 사기로 했다.

근데 전동 그라인더, 이거 생각보다 엄~~~청 비싸다. “최소한 이 정도는 돼야 한다” 라고 하는 물건이 바라짜 버추소인데 이것도 최저가가 28만 원이 넘음. “최소한” 갖춰야 된다는 저 정도. 진짜 우리 민족이 언제부터 커피를 즐겼다고 ㅉㅉㅉ.

버추소

그래서 커피로 방귀 좀 뀐다는 사람들이 쓰는 그라인더는 50 ~ 60만 원은 기본이고, 상업용 그라인더쯤 가면 100만 원은 우습다. 도대체 커피 하나 가는 그런 단순한 기계가 뭐가 그리 비싼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그렇게 비싸다. 비싸질수록 그라인더 날이 크고 아름답다는 듯. 분쇄도 조절이 더 세밀하게 되고 더 곱게 갈 수 있고, 요즘 유행하는 중배전 이하 원두도 갈아낼 수 있다나 뭐라나 아무튼 그럼. 딴 건 모르겠고 날 지름이 크면 빨리 갈리기는 하겠네.

심지어 커피머신보다 그라인더가 더 중요하다며 자기 같으면 커피 머신은 싼 걸로 하고 그라인더를 최상급을 들이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라인더 하나에 수십 만원이라니 너무 비싸지 않은가.

그래서 찾다 보니 역시 우리의 희망, 대륙의 물건이 있었다. 중국 회사 Welhome에서 만든 ZD–15. 원래 유명 그라인더 제품을 OEM으로 만들던 회사라는데 기술을 전수받고 아예 자체개발하게 되었다는 것 같다 카더라. 고급 이탈리아제 그라인더에 쓰는 것과 똑같은 분쇄날을 쓴다고 한다(커피용 전자제품은 이탈리아 제품들이 유명하다). 심지어 바라짜 버추소보다도 확실히 상급 모델이라고 함(버추소가 그리 고급 그라인더는 아니지만). 아무튼 가성비는 진짜 짱이라고. 단점은 곱게 가는 것만 돼서 드립커피용으로 갈기는 좀 곤란하단다. 뭐 나는 어차피 에스프레소 용으로만 갈거고, 아니면 핸드밀도 있으니깐.

알리

알리 익스프레스에 들어가 보니 배송비 포함해서 185달러 정도인 것 같다. 환율 생각하면 대충 22만 원. 근데 좀 비싼 것 같다. 버추소랑 별 차이도 안 나잖아! 그래서 중국사람들이 이용한다는 타오바오에 들어가 봤다.

타오바오

560위안이다. 한국 돈으로 11만 원 좀 안됨. 역시 대륙이다. 신용 등급도 왕관 두 개라니 벽돌이 배송될 가능성도 적겠다. 근데 타오바오는 중국 내에서만 배송 가능하기 때문에 배대지를 거쳐야 된다. 게다가 알리페이라는 걸 이용해서 지불을 해야 한다는데 충전하는데 수수료도 들고 뭐 어쩌고 그렇단다. 네이버 카페 잘 뒤져보면 충전 대행해주는 사람도 있다고 하고, 아무튼 뭔가 귀찮다. 게다가 사이트가 전부 중국어로 되어 있으니 겁도 좀 나고. 그래서 아예 구매대행업체를 끼기로 했다.

오싼데

중국 물건은 여기서 많이들 산다 해서 여기서 사기로 했다. 구매대행 수수료 5%를 뗀다고 한다. 그 정도면 양호하지 뭐. 게다가 가입 축하금으로 3천 원이 포인트로 들어와 있어서 바로 사용 가능함. 사이트가 상당히 원시적이라 게시판에 링크 주고 이거 사 주시오 하면 중국내 배송비 및 수수료를 합한 금액을 한국 돈으로 계산해서 올려준다. 그 돈을 입금하면 됨.

목요일 쯤 신청하고 입금했는데 금요일 오후에 베이징 사무소로 물건이 도착했다고 문자가 왔다. 그러면 자기들이 무게를 잰 후에 국제배송비를 계산해서 알려주고 입금하라고 한다. 입금했다. 송장번호도 주던데 어디서 조회하는지 몰라서 저기 실시간 채팅창에 물어보니 서울 사무소로 직접 전화하라고 하더라. 요즘 세상에 송장번호 전화조회 서비스라니.

아무튼 전화를 하니까 물건 들어왔다고 하고 곧 우리집으로 발송할 예정인데 국내 배송료는 따로란다. 착불로 4천 원이라 얼마 되지는 않지만 이런 거 미리 좀 알려주면 좋았을 건데 자꾸 얼마씩 추가되니까 좀 짜증난다. 결국 그래서 16만 원 좀 안되게 샀다.

최저가 검색

사실 국내 정발 모델도 있다. 뒤에 “KR”이라는 게 붙으면 국내 모델. 그리고 “B”가 하나 더 붙은 모델은 업그레이드 모델인데 분쇄도 조절이 40단계까지 된다. 그래서 드립커피용으로도 갈 수 있음. 국내 정발 모델 가격은 위와 같음. 그래도 저 가격보다 2/3 가격에 샀네.

아무튼 이러저러해서 5 business days 만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금방 온다.

박스 도착

대륙에서 막 도착한 박스의 모습. 별로 무겁지는 않음. 위로 길쭉한 그라인더라서 위로 길쭉한 박스 모양을 상상했는데 좀 의외였다.

내부 박스

제품 박스 모습. 저기 12 써 있는 것 보고 우와 12년 품질보증이란 말인가!! 생각했는데 12개월이었음. 근데 뭐 어차피 중국까지 A/S 보낼 일도 없고……

내용물 1

내용물은 대충 이렇게 포장되어 있다. 엄청 꼼꼼한 편은 아닌 듯.

본체

이건 본체인데 오, 생각보다 퀄리티가 매우 괜찮더라. 묵직하고 단단함. 예전에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시켰던 싸구려 짝퉁 전자제품하고는 차원이 다름.

그라인더 날

이건 그라인더 날. 이런 걸 코니컬 버 형태라고 함.

기타 구성물

그 외에 이런 잡다한 구성물들이 딸려 온다.

커피 통

이건 위에 커피 담는 통. 250g 들어간다고 함. 대략 적당하다.

스위치

이건 스위치. 위로 올리면 계속 갈려 나오고, 아래로 내리면 auto 모드라고 포타필터를 들이밀었을 때만 갈려 나온다. 뭐 필요한 기능은 다 있는 셈.

패드

이건 고무 패드. 먼지가 많이 묻어서 좀 지저분해 보이네.

바닥

그라인더 바닥. 220V에 50Hz인데 우리나라 전기는 220V에 60Hz인데 뭐 괜찮겠지.

설명서

설명서. 당연히 중국어로 되어 있다.

영문 설명서

휴, 다행히 영문 설명서도 같이 들어있다. 외국에서 은근 많이 수입해서 써서 그런가 친절하게 영문 설명서도 만들었다. 다만 여기는 업그레이드 버전 내용이 쓰여 있는 것 같다. 분쇄도 조절이 40단계로 된대.

설명서를 열심히 읽어보니 쓰기 전에 일단 커피 담는 통이랑 등등 깨끗이 씻어서 쓰라고 되어 있다. 그 중에 그라인더 날 부분은 물로 씻지 말라고 되어 있어서 그것만 솔로 살살 닦아내고 나머지는 퐁퐁으로 깨끗이 씻었다. 아무래도 입에 들어가는 걸 담을 통이니깐. 그리고 말리고 이제 전기 꽂고 테스트 해 보면 되겠넹~

전원코드

아뿔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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