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반티아 다리미판

신혼 때 사서 잘 쓰고 있던 다리미판이 있다. 별 생각 없이 쓰고 있었는데 아내의 이모님께서 오셔서 다림질하시다가 이거 판이 너무 오래돼서 다림질이 영 안 된다고 하신다(하지만 엄청 칼같이 다려놓으셨더라). 다리미판도 오래되면 판이 내려앉는다 그러시데. 그래 어쩐지 요새 다림질해도 영 시원찮더라고.

물건 사는 일은 기분 좋은 일이니까 내가 지르겠다고 했더니 아내가 이번엔 스탠드형으로 사란다. 원래 쓰던 건 바닥에 앉아서 해야 됐어서 너무 불편했다고. 그래서 “다리미판 추천” 뭐 이렇게 검색을 했지.


그랬더니 이런 글이 검색되는데 거기 답이……


뽀빠 다리미판이라는 걸 추천한다는 거야. 뭔지 몰라도 강추라고. 근데 가격이 너무 비싸잖아!! 그래도 궁금하니까 뽀빠라는 걸 좀 찾아봤지.




와, 정말 추천 일색. 비싸서 그렇지 써보면 진짜 좋다고 한다. 도대체 뭐지? 너무 사고 싶다.


아…. 근데 파는데도 별로 없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 3–4만 원 정도 하는 다리미판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건 너무하잖아. 그렇다면 해외 직구를 알아봐야지. 이탈리아 브랜드니까 이마존으로 가서 검색.


와! 이탈리아에서는 115유로밖에 안 하잖아!! 도대체 몇 배를 남겨 먹는 거야!! 주문하자!!


아…. 배송비가……. 크고 무거운 물건이라서…… 다행스럽게도 한국까지 배송은 되는데 배송비 포함하면 대충 25만 원 나오겠네. 엄청 고민했다. 아…….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비싸다 싶어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 다시 가격비교사이트에서 다리미판을 검색했다.


가격대는 대충 이 정도. 3만 원에서 5만 원 사이 하는 물건들 찍어보니까 평은 괜찮은데 다리랑 다리미 놓는 부분이 부실하다는 평이 가끔 눈에 띄더라고. 아이고 그러면 위험해서 안되지. 뜨거운 다리미도 올라가 있고 말이지. 그리고 다리미 올리는 부분도 튼튼해야 하는데 거기가 약하면 큰일인데……

그래도 뽀빠는 너무 비싸니까…… 그냥 제일 윗줄에 있는 것으로 정했는데 하늘의 뜻인가 몰라도 품절인 거야!! 그럼 다시 뽀빠!!??

아냐 그건 너무 오바야…. 해서 밑에 보니 <브라반티아>라는 제품이 눈에 띈다. 평을 읽어보니 너무 크긴 한데 튼튼하긴 아주 튼튼하다고 한다. 그래 튼튼한 게 제일이지. 10년 무상 보증이라고 하니까 그것도 믿음이 감.


브라반티아 가격은 대충 이 정도. 원래 내가 살 때는 밑에 8–9만 원대짜리는 없었는데 지금 보니까 생겼다. 그래서 지금 너무 기분이 좋지 않음……

나는 제일 윗줄에 있는 데서 샀는데 그래도 추가커버까지 같이 받았으니 얼추 비슷하게 샀다. 추가 커버도 거의 3만 원 하니까…… 이미 지나간 일이다……


그리고 다음 날 물건 도착. 엄청 크다. 얼마나 크냐 하면……


앗! 다리미판 내 키보다 크다!


박스 뜯어도 이정도 큼. 저 비닐 뜯으면 반품 안된다고 한다. 뭐 특수포장이라고 하던데 아주 튼튼하게 붙어있긴 하더라.


비닐도 뜯었더니 월척이다. 근데 사실 스탠드형 다리미판은 다 저렇게 크다. 이 제품만 유독 큰 것은 아님.


구성품. 바닥에 자글자글한 저것도 다 금속으로 되어 있다.


가장 낮은단으로 세워본 모습.


가장 높은 단으로 세워본 모습. 나보다 키가 좀 더 큰 사람이 쓰면 약간 허리를 숙여야 하긴 하겠더라. 내가 쓰기엔 딱 좋음.


요즘 다리미판에는 이렇게 다리미 두는 곳이 있더라.


이렇게 다시미를 세워두면 된다. 좋다. 원래 쓰던 거엔 이런 거 없어서 바닥에 세워놨어야 했는데 누가 지나다니고 할 때마다 엄청 신경쓰이더라고.


이렇게 제끼면 다리미를 왼쪽에 두고 쓸 수도 있다.


다림질 하는 척 연출 중.


아, 뿌듯하다. 저 때는 사진 찍는다고 하는 척 한 거지만 실제로 써보니…..

와, 좋다. 진짜 좋다. 일단 다리가 굉장히 튼튼해서 주저앉지는 않겠구나 싶더라. 다리미 두는 곳도 다른 사람이 쓴 평처럼 엄청 튼튼해서 믿음이 간다.

그리고 커버 소재도 좋더라. 저번에 쓰던 건 다림질 하면서 옷감까지 같이 미끄러져서 자꾸 주름이 생기고 엉망이었는데 이건 바닥에 깔린 옷은 딱 고정되고 다리미만 삭 미끄러져서 잘 다려진다. 다리미판 바닥에 송송 뚫린 구멍으로 습기도 잘 빠져나간다. 저번에 쓰던 건 좀 다리다 보면 다리미판이 막 축축해지고 그랬거든.

크기는 약간 애매한데 폭은 좀 더 넓었으면 좋겠고 길이는 좀 더 짧았어도 될 것 같다. 다리다 보니까 길이의 70–80% 정도만 써도 충분하겠더라고. 폭은 좀 더 넓었으면 셔츠 등짝이 다 들어갔을 텐데 좀 아쉽다.

그리고 생각보다 무겁다. 나중에 아내가 다림질 할 때는 틀림없이 나보고 이거 펴달라고 시킬거 같다.


아, 그리고 요건 추가구성품. 이 다리미판 사이즈가 B 사이즈다.


여기 다른 사이즈들도 있는데 B형을 제일 많이 파는 것 같고 일본에서 유행했다는 S형도 종종 보이고, 좀 큰 사이즈로는 D형도 인터넷에 있더라.

아무튼 아주 좋다. 대만족. 강추! 물론 돈이 더 있었다면 뽀빠 다리미판을 샀겠지만……

참고로 가끔 폭탄세일 때리는갑더라. 2011년 글 중에 이마트에서 3만 8천 원에 팔았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물건 사고 나서는 가격 검색 하면 안되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지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