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차병원, 오산 버팀치과, 강남역 더 차이나

이 날은 아주 바빴다. 시간이 없기 때문에 하룻동안 만남 세 개를 소화해야 하는 강행군. 우선 첫 약속은 분당 차병원에서 이 선생님을 만나는 것.

전철 역

오랜만에 타 보는 서울시 전철. 못 본 새 노선이 많이 늘었더라고. 요건 경의로운 경의선.

야탑역

분당선 야탑역에서 내렸다. 병원이 참 번화가에 있구만. 오프 때 나와서 놀기 좋겠다.

분당차병원 외관

분당 차병원 외관. 그렇게 큰 편은 아닌데 길 건너에 여성 전용 병원 건물이 따로 또 있다.

차병원 내부

내부 모습. 도착했다고 연락을 하니 지금 응급실에서 환자 보고 있다고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한다. 좀 기다리면서 빈둥거리고 있으니 이 선생님이 왔다. 어우 한 5년 만에 보는 건데 되게 반갑더라. 운동도 열심히 하는지 몸이 참 좋더라고. 이 선생님은 일단 바쁘시니까 식당으로 바로 이동. 이동하면서 자기한테 계속 콜이 올 거라며 미리 이야기해 주더라. 그래도 작년에 왔으면 진짜 못 만났을 거라고, 그나마 요새는 잠시 사람 만날 여유는 있단다.

식당으로 이동

식당에서 식사 시키고 잠시 기다리는 중. 이 선생님 하면 내가 또 할 말이 많다. 이 선생님이랑 나는 사실 초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 친구인데 나름 그 집 가족들 놀러갈 때 따라가기도 하고 그 집에 놀러가서 받아쓰기 같은 것도 같이 하고 무슨 삐에로가 공 던지는 게임기 같은 것도 가지고 놀았던 기억도 나고, 그 집 차 타 보고 와 크고 좋다 그랬던 기억도 나고(오래돼서 정확하지는 않음. 다른 친구 기억이면 어쩌지;;;) 하는데 내가 2학년 때 전학을 가게 되면서 연락이 끊김.

그러다가 고2 때 내가 무슨 시험 보러 어디 갔었는데 점심 먹고 시험장에 앉아서 빈둥빈둥 대고 있으니까 누가 다가오는거라. 어떻게 나를 알아봤는지 모르겠는데[1] 놀랍게도 이 선생님이 나를 알아보셨어!! 나를 발할라로 데려가 주실거야!! 그래서 전화번호(당연히 집전화번호) 교환도 하고 그 때 유행하던 이메일 주소도 교환하고 그랬더랬다. 그러다가 둘 다 수능을 보고 대학 지원을 했는데 우연히도 같은 대학교 같은 단과대학에 들어갔더라고?

그래서 같이 무궁화호 타고 OT하러 올라가면서 미래에 대한 꿈도 이야기하고 그랬는데 이 친구는 NASA에 들어가겠다는 그런 청운의 꿈을 품고 올라갔더랬지. 나는 또 뭔 빌게이츠처럼 되겠다 뭐 그런 이야기도 하고. 너무 글만 쓰면 좀 지겨우니까 사진 좀 더 보자.

육회비빔밥

날이 더워서 육회비빔밥을 시켰다. 아무튼 그랬는데 이 친구는 참 성격도 좋고 사교성도 좋고 그래서 우리 고등학교 동기 모임에 나보다 더 자주 나오고 그랬다.[2] 얘는 무슨 남의 고등학교 동문 모임에 이렇게 자주 오나 하며 신기하고 그랬는데 1학년 2학기 때인가 진로에 대한 고민을 참 많이 하더라고. 그러더니 수능 다시 봐서 다른대학 다른과…… 라고 가려도 밑에 가운 보면 의사인 거 다 아니까 이야기하자면, 다른대학 의대에 들어갔다. 그리고 서로 뭐 하는지 잘 모르게 바쁘게 살았지. 의대 가더니 바쁘더라고? 또 너무 글만 보면 지겨우니 사진, 사진을 더 보자.

반찬

밑반찬은 이렇게 나왔다. 하여튼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도 군대를 다녀오고 취직도 하고 이 친구도 의대를 졸업하고(6년 진짜 길더라) 인턴 하고 어디 군의관으로 갔을 때(군의관도 진짜 길더라) 나도 진로를 바꿔서 의사가 되기로 했는데 마침 이 친구랑 같은 대학교 의전원에 가게 됐지. 그래서 그 때 미리 얼굴도장도 찍고 할 겸 이 선생님 군의관 하던 곳에 놀러가서 피자도 먹고 맥주도 먹고 그랬다. 그러니까 왕년의 친구가 선배님이 됐다는 뭐 그런 이야기임.

그러므로 사람 일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착하게 살아야 한다. 괜히 누구한테 못됐게 했는데 나중에 다른 처지로 만나게 되면 곤란.

바쁨1

이 선생님은 지금 내과 레지던트 3년차이신데 옛날에야 년차가 올라갈수록 좀 편해지고 그런 게 있었지만 요즘은 그렇지도 않단다. 전공의 주당 근무시간 80시간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1년차 일이 줄어든 대신 윗년차한테 일이 조금씩 올라왔다고. 근데 이 친구가 참 사람이 좋고 착하기 때문에 힘들긴 하지만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우왕, 감~~덩~~.

바쁨 2

하여튼 바쁘긴 바쁘더라. 밥 먹고 있는데 계속 병원에서 전화가 옴. 절대 설정샷 아님.

카페에서도 바쁨

밥 먹고 나서 카페에 갔는데 여기서도 계속 병원에서 전화가 오더라. 다시 말하지만 절대 설정 아니고 레알참트루 리얼임. 이 선생님은 다시 봐도 참 진중하시고[3] 마음도 좋으시고 성당도 열심히 다니시고 그렇다. 하여튼 매사에 진지하고 좋으신 분이라 나중에 몸이 아플 때 이 선생님이라면 믿고 맡겨도 되겠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 미래에 대한 비전도 확실하시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자부심도 대단하시고 엄청 열심히 하심. 선배님 사랑해요. 화이팅. 따봉.

인증샷

그냥 가면 아쉬우니까 인증샷도 남겼다. 언제 또 볼 일이 있겠지. 이 병원에 또 다른 친구도 근무하고 있어서 만날까 했는데 아쉽게도 휴가 갔더라.


자, 다음 일정은 오산에서 치과를 개원하신 강 선생님을 만나는 일정.

오산 가는 길

차가 없는 상태라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데 검색해보니 이렇게 가라고 한다. 오산이 꽤 멀더라? 분당도 이미 서울 밖인데 거기서 또 저만큼 가야 함.

성남 시외버스 터미널

8416, 8420번을 타라는데 버스 정류장이 어딨는지 몰라서 한참 헤맸다. 알고보니 시외버스 터미널 안에서 출발하는 버스더라고. 매표소에 물어보니 자기도 버스 번호로는 모르겠고 오산 쪽으로 가려면 8번 타는 곳으로 가서 교통카드 찍고 타면 된다고 한다.

오산 가는 버스는 여기서

여기가 8번 타는 곳. 여기서 기다렸더니 오산 가는 버스가 오더라. 교통카드 찍으니까 2,300원인가 그럼.

오산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길도 안 막히고 해서 금세 도착. 저기 버스 정류장에 “교육도시 오산” 이라고 돼 있는데 예전에 누가 자기 지역에 특별한 거 없으면 “교육도시”라고 한다던 말이 떠올랐다.

서울버팀치과

여기가 강 선생님께서 개원하신 치과의원. 하여튼 치아들아 끝까지 버텨라 이거지. 사실 그건 아니고 저 병원 이름이 버팀병원인데 정형외과 쪽 주로 하는 병원이란다. 그러니까 치아들이 아니고 척추야 버텨라 이건가. 아니면 영어로는 “Bur Team” 이라고 하던데 치과에서 쓰는 드릴 같은 거 이름이 “dental bur”니까 거기서 따 온 말인가? 아무튼 강 선생님은 그냥 버팀병원 1층에 들어가서 버팀치과라고 했다고 함. 강 선생님도 거기서 열심히 버티고 백년해로 하세요. 화이팅!

화려한 약력

두 원장님의 화려한 약력.

손흥민

유명 축구선수 손흥민 선수와 함께 찍은 인증샷도 있다. 아, 강 원장님 말고 다른 공동원장님. 저기 위에는 내가 선물해 준 디퓨져도 있는데 디퓨져계의 에르메스라는 뭐 그런거라던데 와인 향이 나는 아주 고급 제품이다. 모든 오산시민의 치아를 튼튼하게 지켜주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선물했음.

타임지

영어로 된 타임지도 모시는 보시는 강 원장님.

아이언맨 짝퉁

아이언맨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미묘하게(?) 다름. 자매품 “아메리칸 캡틴”도 있다고. 찾아보니 <DeCool> 이라는 데서 나온 짝퉁 시리즈인 것 같은데(링크) 읽어보니 뭔가 굉장하다. 막 자기들끼리 퓨전도 되고 그러네.

강원장과 인증샷

강 원장님과 인증샷. 이 분과는 군대 동기인데 이 분도 원래 하던 것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정말 사람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 강 원장님은 원래 이가 튼튼하기로 유명하신 분이셨는데(그래서 밥 먹고 이도 안 닦고 그랬음. 자긴 이 안 썩는다고) 외국 가서 이 때문에 엄청 고생을 한 뒤에 치과의사가 되기로 결심하셨다고. 아니, 개드립이 아니라 진짜로.

실내 1

치과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개원한 지 얼마 안돼서 깔끔하다.

실내 2

진료중이신 공동원장님. 오산시민의 치아건강을 책임져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고 곧 결혼하시는 도 기자님 결혼 전 모임 참석하러 강남역에 가야 함. 이번엔 빨간색 광역버스를 타고 갔는데 수도권은 광역버스가 진짜 잘 돼 있구나 느꼈다. 정말 노선도 다양하고 버스 전용차로를 이용하니까 길도 안 막히고 해서 금방 원하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산역에서 전철을 타고 갔다면 거의 두 시간 걸렸겠지만 45분 정도만에 강남역에 도착함.

더 차이나 간판

말이 강남역 근처지 생각보다 멀었다. 게다가 언덕 한참 위에 있고 골목 사이에 있어서 찾는 데 한참 걸렸음.

인증샷

내가 제일 먼저 도착했다. 인증샷. 다른 중국집이랑 얼마나 더 차이나는지 기대됨.

각종 연예인 사인

친구들 기다리는 동안 혼자서 대단히 뻘쭘했다. 하필 다른 손님도 하나도 없음. 저기 연예인들 싸인이 많이 보이는데 누구 싸인인지는 잘 모르겠더라. 친구가 우짬이 맛있다던데 나는 중콩을 먹어보기로.

메뉴 고르는 친구들

시간 좀 지나니 친구들이 하나 둘 왔다. 메뉴 고르는 친구들. 도 기자님이 아무거나 막 고르라고 했는데 또 그게 막상 그렇게 잘 안됨.

건배

건배도 하고~ 중국집에 왔으니 기왕이면 중국 맥주 “칭따오”로 건배. 도 기자님하고도 참 많은 일이 있었는데 예전에 내가 타던 중고 스쿠터 하나를 도 기자님께 팔았는데 팔자마자 고장이 났고 수리비가 엄청 나와서 받았던 스쿠터 값을 다시 돌려줬던 기억이;;;

건배 2

다시 건배~ 여기 왼쪽에 계신 분이 도 기자님과 결혼하실 분인데 여기서도 참 착하게 살아야겠다 싶은 게 이 분이 또 내 의전원 한 해 선배님이심;;;(학교 다니면서 본 적은 없지만……) 그러고 보니 도 기자님도 학교 다니면서 공대 전공보다는 사회과학 쪽에 관심이 많으시더니 지금은 과학 관련 잡지 회사에서 기자를 하고 계신다. 정말 세상 일 몰라요~

기념 사진

기념사진. 도 기자님은 예나 지금이나 참 꿀피부이신 듯.

깐풍기

도 기자님이 아무거나 막 시키라고 해서 아무거나 막 시킨 음식들. 이건 깐풍기. 어우 맛있음.

크림중새우

요건 크림중새우인데 새우가 진짜 크고 실하더라. 매운거 못 먹는 도 기자님이 시켰는데 정작 본인은 몇 점 못 먹음.

중국식 냉면

그리고 이건 식사로 시킨 중국식 냉면. 땅콩소스가 들어갔는데 들척지근하게 맛있더라. 이 집 서빙하시는 분들이 음식 다 맛있다고 자신있게 말하더니 다 맛있더라.

좀 더 왔다

먹는 동안 몇 명 더 왔다. 요새는 다 직장생활 하니까 제 시간에 모이기도 쉽지 않음. 늦게 온 친구들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그랬다. 이제 식사 거의 다 끝내고 이제 파장 분위기.

이진수도 옴

근데 일본에서 막 도착한 이 모 회사원. 공항에서 바로 오는 길이란다. 진짜 오래간만임. 이 친구는 이제 진짜 먹을 거 없다. 너무 늦어서.

일본에서 온 선물

도 기자님 결혼하신다고 선물로 일본 술을 갖고 왔다. 이름이 무려 “大魔王”이다.

다들 오랜만에 보니까 반갑더라. 나는 잘 모르겠지만 근래 모인 동기 모임 중에 제일 많이 왔단다. 다들 잘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았음. 다들 화이팅.


  1. 진짜 대단한 거라고 생각함. 미리 약속하고 만난 것도 아니고, 그동안 연락하고 지낸 것도 아니고, 근 10년 만에 본 건데 어떻게 알아보고 아는 척을 하지?  ↩

  2. 근데 따지고 보면 나도 그 고등학교를 졸업한 건 아님.  ↩

  3. 너무 진지해서 농담도 못 치겠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