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달성의 위염 위험
누구나 그렇듯이, 고3 때 나는 오로지 수능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당시의 상황이 너무 괴로웠기 때문에 (한국에서 고등학생으로 산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얼른 대학생이 되어 자유생활을 만끽하기만을 바랐다. 그 목표만 이루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어 행복할 줄로 믿었다.
수능시험이 끝났고, 원하던 곳에 진학했다. 하지만 여전히 고민해야 할 것도, 노력해야 할 것도 많았고 가만히 있다고 해서 무조건 행복해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당장 이루어야 할 목표가 사라지고 나니 허무해져서 학부 시절을 그냥 보냈다.[1]
이런 일이 비단 대학 진학에만 국한된 일이겠는가. 살면서 간절히 바랐던 순간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제대하던 날도 그랬고, 결혼하던 날도 그랬고, 자식이 생기던 날도 그랬다. 목표가 이루어졌다고 인생까지 완성되는 것이 아니더라.
어쨌거나 단발성 사건은 그것으로 끝날 일이고, 그 후에도 나는 특별한 일(헉!!)이 없는 한 계속 살아야 한다. 그러므로 당장 시급한(하지만 아마도 시급해 보이기만 하는) 목표 때문에 다른 즐거운 짓[2]을 다 내팽개쳐 버려서도 안 되겠고, 그 목표가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해서도 곤란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영원히 이룰 수 없을 것 같은 목표[3]를 하나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하지만 일단 합격은 하고 봐야겠지. 오늘의 목표는 정신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