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핏자

서면에 일이 있어 갔다가 점심 때가 돼서 뭐라도 먹어야겠더라. 아내가 급하게 검색을 해서 찾아보더니 서면에 <농부 핏자> 라는 게 유명하다고 가기로 함. 서면…… 알다시피 거기 골목골목 차 몰고 들어가기 좀 지옥같은데(뭐 대도시 번화가는 어딜 가나 마찬가지지만) 건물에 주차는 할 수 있을까 걱정하며 갔는데 의외로 건물에 딸린 지하주차장이 있더라고? 그렇다고 건물이 엄청 큰 건 아니고 작은데 고만고만한 건물 네 개가 모여 있고 그 밑에 주차장이 있더라. 근데 내려가는 길이 되게 지저분하고 좁고, 내려갔더니 관리하시는 분도 없고 해서 여기 주차하는 데가 맞나 갸웃갸웃 하면서 주차함. 한 10 대 정도 댈 수 있겠더라(근데 나중에 식당에 물어보니 자기 주차장 아니라고 함. 따로 주차장 없다고).

간판

저기 2층에 보이는 가게가 <놀부농부핏자>. 여기 근처에 이런 비슷비슷한 가게들이 엄청 많다.

화덕핏자 끝판왕

자신감 있게 감히 “화덕핏자 끝판왕” 이라고 써놨다. 왜 굳이 “핏자” 라고 썼는지 모르겠는데 생각해보니까 발음이 “피자” 보다는 “핏자”에 더 가까운 것 같기는 하다. 저기 왼쪽 밑에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이름이 포도청인가?

입구에서

입구에서 한 장.

올라가는 길

올라가는 길에 이렇게 장작을 전시해 놓았다. 진짜 장작으로 굽는다 이거지.

내부 모습 1내부 모습 2

내부 모습은 이렇게 생겼다.

조공용

조공용조곡용 포대. 아마 밀가루가 들어있지 않겠나 싶다.

메뉴 1메뉴 2

피자 메뉴들. 가격이 꽤 세다. <마리나라>만 딱 반 값인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밑에 이탈리아 밀가루만 쓴다고 당당하게 적어놨는데 이탈리아산 밀가루가 최고로 맛있는 건가? 나는 잘 모르겠지만……

메뉴 3메뉴 4

여긴 파스타 메뉴. 파스타도 가격이 제법? 식감을 위해 “알 덴테” 상태로 준단다. 약간 쫄깃한 상태로 준다 이 말이지.

뭘 먹어볼까 하다가 또 아내가 폭풍검색. 여기서 제일 유명한 메뉴가 <프란조 디 콘타디노> 피자라고 해서 그거 하나랑, 파스타는, 사실 원래 딸내미가 닭고기 먹고 싶다고 했는데 메뉴에 닭고기가 없어서 고기 들어간 <양갈비 토마토 페투치네>로 시켰다. 그리고 오렌지 주스랑, 콜라랑, 또 뭘 하나 더 시켰었는데 주문 받으시는 분 曰, “죄송합니다만, 아무리 아기가 한 명 더 있다고 해도 드시기에 메뉴 세 개는 좀 많으실 겁니다~” 라고 하더라고. 솔직히 우리를 잘 모르네 싶었지만 뭐 혹시나 피자가 한 21인치 될 지도 모르니까 일단 저 두 개만 시킴.

기다리는 딸

시켜놓고 기다리고 있는 딸.

주방

조리중인 주방. 뭔가 젊은이들이 활기차게 요리하고 있었다. “농부” 핏자지만 그렇다고 밀짚모자 쓰고 일하고 그러지는 않음.

바질페스토와 꿀

피자에 발라 먹으라고 바질페스토랑 꿀을 주더라. 꿀 엄청 진함.

이벤트

요런 이벤트도 한다. 두 개 올렸을 경우에 저 탄산음료는 안 시켜도 하나 더 주고 리필까지 해 준다는 건지, 아니면 리필만 추가로 된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괜히 물어보기 좀 없어보여서 못 물어봄. 근데 콜라 시킨 거(2천 원) 엄청 크더라고. 둘이 먹기에 리필 안해도 되겠더라.

오렌지 주스

100% 오렌지 주스. 맛있더라.

프란조 디 콘타디노

생각보다 금세 나왔다. 이게 바로 그 <프란조 디 콘타디노> 핏자. 번역하자면 “농부의 점심” 이라네. 위에 신선한 풀때기가 가득 올려져 있다.

피자마시쩡

우리 딸도 맛있게 냠냠냠. 이 피자는 무슨 맛이냐면 진짜 신선한 풀 맛. 아니, 까는 게 아니고 진짜 피자 도우부터 올라간 토핑까지 정말 엄청나게 신선하더라. 그냥 풀만 얹혀 있는 것 같은데 입 안 가득 풀향이 싹~~~ 도는게 진짜 제대로더라(사실 풀 별로 안 좋아하는 1人 인데도 진짜 최고였음).

양갈비 토마토 페투치네

그리고 이건 <양갈비 토마토 페투치네>. 그러니까 양갈비 토마토 파스타인데 칼국수 같이 생긴 페투치네 면을 사용해서 이름이 그렇다.

파스타

어디 한 입……

와, 이것도 진짜 굉장했다. 일단 면이 쫄깃쫄깃해서 식감도 짱인데 토마토 소스가 진짜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파는 제품 맛 아니고 진짜 토마토를 쌔리 마 때려부은 그런 맛. 토마토 소스가 진~~~~짜 진하고 풍부한 맛을 냈다. 게다가 올라간 양갈비는 또 어떤가. 양고기 잘못 조리하면 잡내 나는데 그런 것 하나 없이 정말 부드럽고 맛있더라. 엄청 맛있었음.

피자 다먹음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사라진 핏자.

파스타도 다먹음

그리고 파스타. 소스까지 싹싹 다 긁어먹음.

덜어먹는 접시도 다비움

덜어먹는 접시도 깨끗.

근데 배는 안 불러. 역시 종업원이 우리를 과소평가했어……. 가족 중에 대식가가 두 명이나 있는데 충분하기는 개뿔. 메뉴판 어여 주세요.

콰트로 풍기 피자

해서 추가로 시킨 <콰트로 풍기> 핏자. “버섯이 네 종류!” 핏자. 오, 그러고 보니 이탈리라어 “Funghi”는 영어로 mushroom인데, 영어로 fungi(진균류)는 fungus의 복수형이지. 사실 버섯도 fungus의 일종이죠.

덜어서

한 접시 덜어서…… 참고로 여기는 피자를 네 조각으로 잘라준다. 크게 덜어서 빨리 먹고 가라는 뜻 안에 바질 페스토랑 꿀 발라서 돌돌 말아서 먹으라고 하더라고.

씹고뜯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이 튼튼할 때 이런 거 많이 먹어놔야 됨. 우리 할머니 보니까 이제 좋아하시는 LA 갈비도 잘 못 뜯으시더라고 ㅠ

따봉

와, 이것도 대단했다. 버섯향이 굉~~~장했다. 무슨 여기는 재료를 다 산 채로 집어넣었나 보통 조리하면서 재료 맛이 좀 약해지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고 하는데 정말 생 재료 그 자체의 맛이 아주 강렬하게 느껴지더라. 원 따봉 드립니다.

아내도 한 입

아내도 한 입.

딸도 한 입

우리 딸도 한 입. 아까 배부르다 해 놓고 추가로 시킨 피자 엄청 많이 먹더라. 자기가 먹어도 맛있대(사실 우리 딸이 미식가는 아닙니다. 대식가 입니다).

피자 끝

그렇게 “버섯 네 개” 피자도 아스라이 사라져 갔다. 이 핏자도 맛있었지만 아까 먹었던 “농부의 점심” 핏자가 확실히 이 가게의 간판 음식인 것 같더라. 그 충격쇼크를 잊을 수 없음.

계단에서

내려오는 계단에서 한 컷. 음식값은 꽤 나왔지만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은 그런 한 끼였다. 390도 화덕 포기했었는데 다시 급 땡김.

나올 때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올 때 좀 식겁했다. 통로가 너무 좁아서 벽에 긁을 뻔 함. 안에 큰 차들 많던데 무사히 나왔는지 모르겠네. 다행히 주차요금은 안 받던데 원래 안 받는 건지, 받으시는 분이 어디 가신 건지 잘 모르겠다. 근데 다음에 가면 주변에 유료 주차장에 차 대는 게 속 편할 것 같음. 나올 때 너무 식겁함.

아무튼 여기 짱짱짱. 대박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