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카메라 구입

둘째가 이제 슬슬 뒤집기도 하고 기어 다니기도 하면서 방에 혼자 눕혀놓기 불안하게 됐다. 침대에서 굴러떨어질 수도 있고 뒤집다가 이불에 엉켜서 숨이 막힐 수도 있고 말이지.

특히나 가끔 “앵~”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애가 진짜로 깼는지 아닌지 확인하려고 원래는 안 깬 상태였는데 문 여는 소리 때문에 깰 수도 있잖아. 그야말로 “슈뢰딩거의 우리 딸” 아닌가!!

 

그리하여 애 자는 방에 일종의 감시카메라를 달면 편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걸 검색하려면 “IP 카메라”라고 검색하면 되던데 요즘 이런 거 설치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많이 싸졌다.

 

모 사이트에서 검색한 IP 카메라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금 비싸다. 종류가 워낙에 많아서 뭘 사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생각한 몇 가지 조건은,

  1. 무선 연결 가능할 것(랜 선 연결하면 거추장스러우니까).
  2. 해상도가 어느 정도 높을 것.
  3. 밤에도 볼 수 있게 적외선 카메라 기능 있을 것.

그리하여 검색에 검색을 거듭한 끝에 내가 찾은 모델은 <VStarcam>이라는 중국회사에서 나온 720p 모델로 모델명은 C7824WIP. 국내에도 <위드앤올>이라는 상호로 물건을 팔고 있더라. 국내 모델명은 VSTARCAM–100T인 듯. 회사 홈페이지(링크)도 있다.

가격은 대충 저렇다. 어차피 저거 중국에서 만들어서 오는 거고 별로 비싸지도 않은 거 A/S도 별로 신경 안 쓰이고 모 블로그에서 “똑같은 720p인데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산 물건이 더 화질이 좋았어요!!”라는 카더라 통신도 듣고(사실은 아닌 것 같다……..) 해서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찾아봄.

 

 

역시……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거의 절반 가격에 팔고 있다. 더 고민할 것도 없지. 주문함. 그리고 역시나 까먹을 때쯤 도착했다. 한 3주 걸린 것 같다.

박스 모습. 이런 거 보면 확실히 중국제 중에서도 샤오미 제품들은 고급진 편이었다잉.

박스 전후좌우 모습.

박스를 열면 이렇게 내용물이 보인다.

내용물 끄집어낸 모습. 벽에 설치할 수 있는 거치대와 나사도 같이 준다. 나는 저건 필요 없고……. 전원 케이블이 좀 짧네. 랜 선은 따로 안 줌.

본체 정면 모습.

본체 뒷면 모습.

뒷면에 전원 케이블, 랜 선, microSD 카드 등등 꽂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영 조잡하다. 33달러짜리 물건에 뭘 바라겠나……

본체 바닥에는 고유번호와 고유 QR 코드가 붙어 있다. 이것만 알면 인터넷으로 접속 가능하니까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

나름 이 제품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한방에 접속 가능하다는 마크.

설명서.

한국에 많이 팔리나 보다. 한국어 설명이 두 번째에 들어 있음. 근데 “Korean”을 그냥 번역기에 돌렸나 보다.

아, 조잡하다 조잡해. 두 가지 모델을 한 설명서에 담다 보니 저런 모양인데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자연스럽지가 못해.

어쨌든 시킨 대로 전원을 연결했다.

일단 아기 침대 바로 옆에 1차 설치. 여기는 랜 선이 안 닿는 곳이다.

설명서에서 그다음으로 앱을 설치하라고 함.

앱 시작화면. 아…. 형편없다……

카메라 추가하는 메뉴.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일단 한 방에 쉽게 추가할 수 있는 1번 방법으로 시도.

접속 시도 중.

카메라 찾는 중. 근데 실패!!!

이 방법은 나중에도 계속 실패했는데 나중에 원인을 알아보니 SSID가 숨겨져 있으면 못 찾더라;;; 우리 집은 보안 때문에 다 숨겨놨는데 그거 푸니까 찾았다가 다시 숨기니까 다시 못 찾음. 이건 참……. 개선이 필요하다.

어쨌든 마루에서 랜 선 꽂고 해 보니 연결에 성공했다.

그리고 애 자는 방 랜 선 닿는 곳에 2차 설치. 아 뭔가 빅 브라더를 집 안에 들여놓은 기분이야……

앱을 통해서 보니 잘 보인다. 카메라에 스피커, 마이크도 달려서 무전기처럼 서로 말 주고받을 수도 있다.

이건 좀 유용할 것 같다. 예를 들어서 애들만 집에서 놀게 하고 밖에 나갔을 때 애가 위험한 거 만지거나 하면 말로 알려준다거나, 아직 전화를 걸 줄 모르는 애 같으면 카메라에 대고 말하면 밖에서 들을 수도 있겠다. 혹은 뭐 빈집에 도둑이 들었을 때 소리를 질러서 쫓아낸다든가…….

전체화면으로 해봤다. 화면이 늘어진다. 화질도 생각보다 별로다. 720p 화질이 뭐 이러냐? 역시 조잡하다.

이제 설치는 다 됐고, 애가 잠이 들어야 진짜로 이 물건의 진가를 확인해 볼 텐데…….

엇, 드디어 잠들었다. 테스트 중.

후후후 이렇게 식사하면서 감시 가능.

잘 자고 있어서 안심하고 식사 중.

아, microSD 카드 꽂아놓으면 실시간 녹화도 된다. 일반 주택 같으면 현관 같은 곳에 두고 CCTV 대용으로도 사용 가능할 것 같다.

어두울 때도 잘 된다. 어두울 때는 자동으로 적외선 모드로 바뀌면서 이렇게 보여준다.

그리고 이건 앱에 있는 보안 설정인데 글쎄……. 모르는 사람이 우리 집 카메라에 침입하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걱정은 제작사가 아닌가 싶다……. 솔직히 마음만 먹으면 제작사에서 자기 회사 카메라 전부 감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서 안 쓸 때는 박스 같은 걸로 카메라를 덮어놓기로 했다. 혹시나 모르니깐…….

장점

  1. 싸다. 알리에서 사면 더 싸다.
  2. 잘 쓰면 유용할 것 같다.

단점

  1. 조잡하다. 물건도 조잡하고 앱도 조잡하다.
  2. SSID 숨겨 놓으면 무선 접속 안 된다.
  3. 제작사가 우리 집 감시할 것 같다.
  4. 생각보다 화질구지다. 돈 좀 더 들여서 1080p 급 살 걸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