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여자가 에이즈에 걸렸다. 세상 모두가 우리를 외면한다. 그러나 사랑 앞에서 무엇이 두려울까. 사랑 때문에 똘츄는 모든 것을 잃었다. 애초에 잃을 것도 별로 없었던 똘츄였지만 이제 그나마 남은 것은 은하에 대한 사랑과 작은 송아지 한마리. 그러나 그는 모든 것을 얻었다. 그것은 모든 것을 잃었기 때문에.
요즘은 세상이 매우 각박하고 사람들도 여우처럼 약아서 좋은 것이면 뭐든지 움켜쥐려 하고 해가 되면 뱉으려 한다. 가진 것이 점점 많아질수록 더 가지려 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혹 주머니는 채워도 채워도 그 끝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래서 당신은 행복한가?
진정 참된 것을 얻고자 한다면 똘츄처럼 모든 것을 버릴 용기가 있어야 한다. 때묻지 않은 순수한 눈으로, 계산하지 않는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사람은 아직 준비되어 있지 않고, 행복이 내 곁에 있음에도 먼 발치의 구름을 보고 꿈을 꾼다. 이렇게 우리는 세상을 그릇되게 바라본다.
진실된 마음에는 거칠 것이 없다.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병일지라도 사랑이라는 위대한 장벽을 넘을 수 없다. 속세에 물든 범인들은 그 속내도 모르고서 색안경을 끼고 이들을 바라본다. 사람의 귀는 너무나 얇고, 심장은 너무나 차갑다.
농촌 노총각역을 맡은 황정민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다. 특히 불룩 나온 배를 두드리며 여관 화장실에서 춤추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전도연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 하다. 연기력도 정말 굉장하다. 다른 배우들도 모두 수준급 연기자라 영화는 물 흐르듯 부드러웠다. 내용도 너무 좋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간만에 괜찮은 영화를 하나 건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