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크리스마스 비어

 연말에는 역시 맥주지.

 언젠가부터 나는 맥주를 즐겨먹게 되었다. 21세기 초만 해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맥주라고 해봤자 국내 3사에서 나온 맥주가 전부였다. 그리고 그게 다인줄 알았다. 언젠가부터 수입맥주를 구하기가 참 쉬워졌는데 정말 요즘 대형 마트에 가면 정말 다양한 수입맥주들이 나라별로 다양하게 나와 있어서 행복한 고민을 하게 한다. 정말 말 그대로 행복한 고민이다.

 조금 아쉬운 건 일본 원전사고 때문에 일본에서 수입한 맥주는 괜히 좀 꺼려진다는 것. 일본 메이커에서 나온 맥주도 실제 생산은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게 표기되어 있어도 괜히 사기가 꺼려진다. 예전에 일본 여행했을 때 삿포로 맥주를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런 점은 정말 너무 아쉽다. 일본 맥주도 참 좋은 맥주였는데……






 벨기에 맥주도 좋아한다. 벨기에가 맥주로 유명한 줄은 벨기에 사람이 말해줘서 처음 알았다. 그 전에는 맥주 하면 일본이나 독일이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벨기에 맥주도 굉장히 유명했다. 브뤼셀의 한 펍에서 ‘레페’라든가 ‘두벨’ 같은 맥주를 마셔보니 정말 맛이 좋더라. 그래서 그 후에는 벨기에 맥주도 종종 사먹게 됐다.

 그래도 역시 맥주하면 독일인 것 같기는 하다. 마트에서 새로 본 맥주를 고를 때 독일제를 고르면 거의 실패하는 일이 없다. 종류도 정말 다양해서 갈 때 마다 새로운 맥주를 만날 수 있는데 질리지 않는다.

 서론이 너무 길어졌는데, 아무튼 이번에는 크리스마스 특별판 맥주가 나왔기에 한 번 구입해 보았다.

며칠 전 2마트에서 산 <메리크리스마스 비어>를 먹어보겠습니다.

말 그대로 맥주 이름이 <메리크리스마스 비어>임. 믿고 쓰는 독일제이다.

도수는 5.8% 약간 높은 편. 가격은 2,500원이다. 요즘 수입 맥주도 국산맥주와 가격차이가 거의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주 환영할 일이다.

오늘도 안주는 이북의 김정은이가 좋아한다는 바로 그 에멘탈 치즈로 골랐다.

근데 저거 나만 좋아한다. 아내랑 애는 싫어한다. 맛이 엄청 이상하다고 하는데 나는 아주 좋아한다.

나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느껴진다. 아직 크리스마스는 아니지만.

실수로 불닭볶음면 벌크 나왔네…. 보기만 해도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것 같다.

맛보는 모습. 아사히 맥주 광고할 때 그렇게 강조하던 그 엔젤링이라는 것도 보인다.

꿀꺽꿀꺽 마셔본다.

지극히 다분히 연출된 사진이다. 왕년에 유행했던 슈퍼맨 아저씩 같은 포즈. 도수가 꽤 높은 편이라 은근히 독하다고 느껴지는 편이다.

첫 맛은 “우와 맛있다!” 느낌이다.

뒤로 갈수록 쓴맛이 강해진다.

도수가 약간 높은편이라 좀 쎼다하는 느낌이 확실히 든다. 왜 산타 할아버지 코가 빨간지 알겠네. 

아, 코가 빨간 건 루돌프였나.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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