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텔레비전을 틀었더니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하고 있더라. 그동안 별 관심도 없다가 누가 진 먹었다더라 하는 기사 뜰 때만 인터넷이 하도 시끄러우니까 우연히 봤고, 그조차도 몇 년 전부터는 도대체 저 얼굴은 무슨 기준으로 뽑았나 하고 의아해 하던 터였다(특히 2008년;;)
아, 근데 오늘 대회를 우연히 직접 보게 되니 정말 실망스러웠다. 진행도 개판이고 수시로 터지는 방송사고에 1차 합격자 17명을 발표하고 나더니 중간에 무슨 심사나 장기자랑도 없이 바로 이어서 2차 합격자 7명을 발표하는 센스는 뭔지;; 게다가 7명 남은 데서 진선미 3명 발표하겠구나 싶었는데 진선미 합해서 7명이란다. 요새는 여기저기서 뒤에 이상한 이름 붙는 타이틀이 많더라.
가장 찜찜했던 건 미스코리아 진까지 다 결정난 후에 마치 미리 녹음한 것 같은 목소리로, “이번 미스코리아 선으로 당선되신 누구누구씨에게는..”하고 나오는 방송멘트였다. 아무래도 이거 미리 짜고치는 고스톱 같다.
슈퍼스타K 이후 요즘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면 정말 살벌하다. 시청자들 문자투표는 기본이고, 공정성에 문제가 있거나 방송 조작한 것이 들통이라도 나면 바로 사과방송 나온다. 미스코리아 대회도 기왕 할 거면 살벌하게 하자. 중간에 하는 질문도 뻔한 거 말고 “KBS 도전자” 탈락위원회에서 하는 거 같은 빡센 거 묻고 시청자들한테 실시간으로 투표시키자. 성형한 거 걸리거나 대답할 때 거짓말한 거 걸리면 바로 탈락시키자. 와 재밌겠다.
아무튼, 시청자들의 기대수준은 하늘 꼭대기에 있는데 미스코리아 대회는 영 우리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미스코리아 대회에 애착은 전혀 없지만 앞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살아남기 힘들거다. 머지 않은 미래에 정말 피튀기는 미인 서바이벌 대회라도 나오면 나는 그거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