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충격적인 제목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내용 또한 파격적이다. 우리가 흔히들 알고 있는 많은 작품들을 열거하고는 이것도 미술이 아니다. 이것도 아니다. 이것도 아니다…….. 라며 우리의 상식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그러면 도대체 무엇이 미술인가?
저자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시대의 흐름을 따라 예술사를 정리하며 예술의 정의와 형태, 변천사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한다. 책의 절반이 그림이라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는다. 이해를 빨리 못한 독자를 위해 같은 작품을 여러번 보여주는 친절함까지 보여준다.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잠시 만났던 맥루한도 나온다. 배경지식이 조금 있으니 책을 읽는데도 별로 무리가 없다. 어려운 책은 절대 아니다.
덧. 솔직히 말하면 사실 나는 예술에 문외한이라 이런 류의 책을 보면 그냥 다 근사해 보인다. 그래서 딱히 할 말은 없다. 다만, “~에 다름 아니다.”라는 전형적인 일본어투 번역체가 딱 한번 내 눈에 들어왔는데 그것 때문에 크게 실망하기는 했다. 이 책과 같은 교양 서적을 번역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자칫 잘못된 말투를 교양있는 자들의 말투인 양 무비판적으로 따라하게 될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번역가들도 우리말 공부부터 시켜야 할 판이다. 사실 이것은 심각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