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악몽’의 군대 내 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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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군대에서 아직도 이런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그리고 또 한 번 나를 안타깝게 만드는 것은 이런 기사를 보고도 “뭐 별 것도 아닌데 과민반응하고 그러냐”, “요즘 군대 참 좋아졌다. 저런 것도 이야기 할 수 있고” 식의 반응을 보이는 누리꾼이 굉장히 많다는 사실이다. 아니, 이 사건이 어째서 ‘별 것’이 아닌가. 잔혹한 성폭행 때문에 온 몸에 털이 다 빠진 것이 어째서 피해자가 별나기 때문인가.

사람들은 남의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 다름을 인정하는 일에 너무나 인색하고 자신이 겪은 일을 너무나 당연시 한다. 쉽게 말해서 나하고 다르면 다 빨갱이고, 우리집이 도둑 맞았으면 옆집도 도둑 맞아야 한다 이거다. 참으로 고약한 심보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마음가짐으로는 건설적인 대화나 발전이 절대 불가능하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이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대화에 임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디 민주주의가 꽃피겠는가.

아아,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조차 내가 지금 욕하고 있는 저 작자들의 작태를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는 데 있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남을 심각하게 폄훼하고, 내가 이미 군대를 왔기 때문에 오지 않은 자들도 이 곳에 올 것을 강요하는 태도. 분명히 2년 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였지. 하아…… 그러고보면 정말 군대는 무서운 곳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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