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풍기를 수리해보자

화장실 환풍기가 고장 났다. 우리 집은 이웃집에서 담배 피우는 냄새가 환풍기를 타고 화장실로 들어오기 때문에 환풍기를 24시간 틀어놓고 사는데(효과가 있다.) 얼마 전부터 틀면 “기기기기기기기기기기기기이이이이익”하는 굉음을 내더니 며칠 전부터는 아예 작동을 안 한다.

오래 써서 그런가 하고 꺼내서 먼지 닦고 WD–40 뿌려주면 되겠지 하는 마음에 수리 시작.

고장

고장 난 문제의 환풍기. 어휴, 이웃집에서 담배만 안 피우면 사실 안 써도 그만인데…… 내 똥냄새 향기로운데……

더럽

읔, 아래 뚜껑을 떼어내니 이렇게 더럽다. 세상에. 곰팡이 천국이네. 물티슈로 박박 닦아줌.

뚜껑 떼어낸 후

뚜껑 떼어낸 모습. 저기 팬이 보인다.

끄집어 낸다

끄집어낸다. 아…… 근데 이거 그냥 분리해서 먼지 닦고 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우리 집의 구세주 관리사무소에 전화했더니 입주한 지 오래돼서 환풍기 고장 날 때가 됐다고 규격 같은 것으로 하나 사서 바꿔 달라고 한다. 못하겠으면 자기들 부르라고 함.

살면서 화장실 환풍기는 반영구적으로 쓰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다. 그렇구나……

모델명 확인

기왕이면 똑같은 모델을 사는 게 제일 안전하니까 모델명 확인. <신한산업>에서 제조한 <CS–10>이라는 모델이군. 근데 1년에 한 번씩 청소하라니, 하…… 넘나 귀찮은것.

환풍기 구입

와, 다행히 회사가 안 망하고 똑같은 모델도 아직 팔고 있다. 근데 다른 환풍기에 비해서 좀 비싼 편 인듯(저 가격에서 옵션 3천 원 붙어서 사실은 21,000원). 이 아파트에서 이렇게 좋은 환풍기를 썼다니, 의외인데?

저기 “자바라”라는 옵션은 아코디언처럼 접히는 그 송풍관 말일 테고, “반도”라는 건 뭔지 몰라서 전화했더니 자바라랑 환풍기를 연결할 때 묶어주는 그 끈이라고 한다. 꼭 사야 하느냐고 물어보니까 기존에 있던 것 그대로 쓸 수 있으면 굳이 안 사도 된다고. 근데 우리 것은 끊어야 할 거 같아서 저것도 1천 원 추가 요금 내고 샀다.

환풍기 도착

며칠 뒤 환풍기 도착. 와 무슨 “시로코” FAN이래 ㅋㅋㅋㅋㅋ

손글씨

손글씨로 쓴 택배 송장은 오랜만이라 찍어봄.

안쪽 포장

안쪽 포장. 강렬한 붉은색.

본체

본체는 이렇게 생겼다. 아래에 있는 쇠붙이가 “반도”라는 물건. 원래 달려 있던 것보다 튼튼해 보이는구먼.

뒤집어

뒤집은 모습. 뚜껑이 있어서 환풍기 모습이 보이지 않아 좋다.

내부 모습

송풍관이랑 이어지는 부분인데 그 사이에 단방향 반투명 덮개가 있어서 환풍기가 꺼졌을 때는 구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가 보더라. 아이디어 좋네.

팬 모습

“시로코” 팬 모습.

모델명 확인

모델명 같은 것을 확인. 회사가 많이 컸나보다. 이제는 자기가 제조하고 자기가 판매까지 하네. 아무튼 똑같은 모델 오래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원래 환풍기 제거

화장실로 돌아가서 다시 원래 환풍기를 제거한다.

뜯어낸 모습

뜯어낸 모습.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전원선.

환풍구에서 분리

환풍구에서도 분리했다. 엥? “반도” 안 잘라도 분리되네. 괜히 샀다.

원래 환풍기 전선 구조

그리고 이제 전원만 연결하면 되는데 전원 들어오는 건 두 개(교류라서 방향은 상관없음)랑 접지선 하나가 있다.

새 환풍기 구조

헉, 근데 새로 산 환풍기에는 선이 두 개 밖에 없다;;; 제조사에 전화해서 물어보니까 원래 꺼 세 개 중에 하나는 접지선인데 어떤게 접지선일지 모르니까 아파트에 물어보고 설치하라고 한다. 저항 테스터로 찍어보고 설치하는 게 안전하다고.

아파트 짓는 사람들이 제대로 지었다면 내가 생각한 대로 “초록-노랑” 선이 접지선일 테지만 혹시나 대충 지었을지도 모르니까 일단 전화함. 어차피 집에 절연테이프가 없기도 했고……


…… 그리고 짬뽕 먹으러 다녀온 사이에 관리사무소에서 방문하셔서 다 고쳐놨더라. 헤헤헤. 끝이 좀 허무하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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