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갈 일이 있어 간 김에 울산대병원에 들렀다. 마침 미국 영화배우 닮으신 한 선생님이 낮에 쉰다고 해서 만남. 울산대병원은 울산 시내에서 좀 떨어져 있는데 가는 길이 인상적이었다. “아산로"라고 해서 故 정주영 회장의 뜻을 기리며 어쩌고 뭐 그런 글도 써 있었다. 한 쪽에는 바다가 넘실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음.
울산대 병원 근처에 가서는 한참 헤맸다. 건물이 여러 채라 어디로 들어가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옆에 호텔도 있고 차들도 많고 해서 한참 헤맴. 원래 35분 걸리는 길을 거의 한 시간 걸려서 도착했다.
그래도 여기 멀리까지 왔다고 제일 비싼 거 시키라 해서 주문 중이신 한 선생님.
여기서 제일 비싼 음료인 딸기 뭐시기 음료. 한 잔에 8천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참 했는데 아무튼 인턴은 어딜가나 힘든 것 같다. 일 시작한 지 벌써 두 달 정도 된 것 같은데 아직 숙소에 가 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럼 도대체 어디서 사나요 했더니 계속 병동에 있는 인턴 당직실에서 생활중이라고. 짐도 거기에 풀고…… 그리고 울산대병원은 일 엄청 많이 시키고 대신 월급 많이 주기로 유명한데 막상 가 봤더니 그렇지도 않다고 한다(일은 적고 월급은 많다는 뜻은 아님).
탱탱 놀고 있는 나도 미래에 대해 이래저래 고민이 많지만 한 선생님도 그렇다고 한다. 무슨 과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수련 중인 모든 의사들이 사실 다 그럴 듯……
아무튼 힘내시라고 과자랑 음료수를 잔뜩 사서 선물해 드렸다. 안 그래도 여기 우리 동기들이 일곱 명이나 인턴 수련중이라고 한다. 다 잘 갈라 먹었겠지. 근데 참 이 선생님은 머리숱이 많아서 부럽네. 철권에 나오는 에디보다 많은 듯.
여기는 인턴 당직실 앞. 병원은 전체적으로 서울아산병원이랑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알고보니 서울아산병원 설계도 가져와서 축소판으로 지은 거라고 한다.
여기는 당직실 내부. 당시에는 별 생각 없었는데 사진으로 보니 굉장하네.
레XXXX 디XXXX가 프리우스를 탄다면 브XX 피X는 골프를 ㅋ
한 두시간 정도 이야기하다 온 것 같은데 한 선생님은 또 응급실 밤 근무하러 가신다고 했다. 아, 정말 인턴하시는 분들 고생이 많으시다. 그래도 번듯한 병원에서 그럴듯한 모습으로 있는 걸 보니 조금 부럽기도 하고 조금 있어보이기도 하고 그렇더라고. 뭔가 미래를 위해 한 발씩 나아가는 모습도 멋있고. 다음에 자기 쉴 때 같이 다른 병원들도 가 보자고 하시더라.
오는 길에도 역시 “아산로"를 지나 왔는데 초대형 선박에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뽑아낸 자동차들을 싣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교과서에서 자주 보던 그림인데 직접 보니 아주 장관이었다. 운전 중이라 사진을 못 찍어서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