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 하시는 형님들 근황찾아……

졸업하고 처음으로 몇몇 동기 형님들 만나러 대구로 올라갔다. 부산에서 K 형님 모시고 대구에 있는 S 형님 만나러 출발. S 형님은 인턴 안하시고 GP로 일 하시는 중.

찜갈비 정문

S 형님이 크게 한 턱 쏘신다고 해서 일단 동성로 쪽으로 갔는데 본인도 대구 사람이 아니라 뭐가 유명한 지 잘 모르신다고;; 열심히 검색하더니 찜갈비 골목이란 게 있다며 거기로 고고. 평일 낮인데도 호객행위가 대단했는데 그냥 골목 들어가자마자 있는 첫 집에 들어갔다. 여긴 장사가 잘 되는지 문을 열었는지 닫았는지도 모르겠더라.

식사 기다림

호주산은 15,000원, 한우는 25,000원이란다(1인분에). S 형님이 통 크게 한우로 시키라고 하셨다. 매운 정도는 1 ~ 4단계로 돼 있던데 내가 매운 것을 못 먹는 관계로 3단계(보통)를 시킴. 4단계는 어린이용으로 간장맛이라고 한다. 3인분 시키고 기다리는 중. 참고로 공기밥은 따로 시켜야 된다.

밑반찬 나옴

기본 밑반찬은 요런 정도.

찜갈비 나옴

오오 찜갈비 나왔다. 솔직히 눈으로 봤을 때 깔끔한 맛은 없다. 근데 그게 나름 매력임.

찜갈비 나옴2

안 먹고 자꾸 사진 찍고 있으니까 빨리 와서 먹으라고 독촉들 하심. 그래서 앉아 먹었는데 진짜 기가 막히게 맛있더라. 원래 갈비는 좀 질긴 맛이 있는데 한우라 덜 질기고 가위로 썩둑썩둑 썰어 먹으니 아주 먹기 딱 좋음. 다른 형님들도 부산에서 동인동 찜갈비라고 달고 있는 것 많이 먹어봤는데 여기가 훨씬 맛있다고.

2인분 추가

반 쯤 먹었는데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아서 결국 2인분 추가로 또 시켰다. 추가분은 호주산을 시켰는데 이건 좀 질기더라. 맛있다고 엄지를 척척 추켜세우니 주인 아주머니께서도 신 나서 음식자랑에 동참. 다른 지방에서 이거 많이 베껴가도 여기 같은 맛이 안 난다며 자랑하시는데 자부심이 굉장하시더라고.

근데 2인분 추가한 건 좀 오바했다. 배터져 죽을 뻔 함.

요구르트 서비스

그런데 요구르트를 서비스로 내 오셨다. 진짜 배 터질 듯. 너무 배 불러서 저녁에 구미에 가서는 아무것도 먹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동성로 나들이

그래도 나름 대구 왔으니 대구에서 제일 번화하다는 동성로 나들이도 가야지. 내가 요새 너무 시골에 있다 보니 대구 쯤 나오니까 진짜 눈이 휘둥그레지더라. 무슨 동네가 이렇게 크고 화려함?

망고빙수 가게

그러다 카페 많이 몰려 있는 지역에서 망고빙수로 유명하다는 어디를 들렀다. 시켜놓고 기다리는 중이신 S 형님.

망고빙수 카운터

망고빙수집 카운터.

망고빙수와 인절미빙수

망고빙수랑 인절미빙수를 시켰다.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많이 크다. 이미 배불렀는데 망했다. 이건 K 형님이 쏘심(나는 기름값이랑 톨비 냈으니깐 ㅋ).

망고빙수

인절미 빙수는 솔직히 설*이 훨씬 맛있는 것 같고(연유 유무가 큰 것 같다), 망고빙수는 진짜 맛있더라.

허벌라이프

요즘 다이어트 + 몸관리 중이시라 비타민도 중간중간 챙겨드시던 S 형님.

그렇게 배 터지게 먹고 나니 오후 4시경. 이제 구미로 이동했다. 45분 정도 걸린 듯.

여기서는 모 요양병원에 취직하신 J 형님을 만나기로 했는데 우린 솔직히 너무 배불러서 그냥 얼굴만 보고 당직실 구경이나 하고 내려오려 했다. 근데 형님이 너무 신 나셨는지 병원에서 시키는 피자는 맛 없다고 직접 피*헛까지 가셔서 피자를 사 오신단다. 그러면서 무슨 피자 먹고 싶냐고 먹고 싶은 걸로 사갈게 하셔서 포테이토 피자가 좋겠다 했더니 자기 얼마 전에 먹었다고 함. 그럴거면 왜 물어보셨냐 하니 알겠다고 포테이토에 리치골드까지 추가해서 사오겠다 하심. 거기다가 치킨도 오*닭에서 사오신다고……. 망했다. 지금도 배 터질 것 같은데…..

구미병원 외관

그리고 J 형님이 피자랑 치킨 사고 있는 동안 우리는 병원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병원이 아주 크고 깔끔해서 놀람.

외관2

여기 저기 벚꽃도 많이 피어있고~

구미대학교

구미대학교 안에 있는 병원이라 바로 옆에 대학교 건물도 있다. 좋은 데 근무하시네~

로비

여기는 병원 로비. 크고 훌륭하다.

당직실

문 잠겨 있는 당직실.

인바디 검사

오시는 동안 로비에서 놀다가 인바디 검사 기계가 있어서 해봤는데 과체중 허약형이라니, 시망.

오심

드디어 오셨다. 의도치 않게 blur 처리됨.

인턴복

의사 J 형님의 작업복(?).

피자와 치킨

J 형님이 사 오신 피자와 치킨. 이 형님은 거의 일주일 내내 그냥 당직실에서 쉬신다던데 그래서 그런가 우린 보시더니 진짜 너무너무 반가우신 모양이었다. 괜히 마음이 짠하더라고.

피자

피자 개봉.

종이컵 꺼내심

종이컵도 꺼내주셨다. 위풍당당하시다.

먹는 모습

이미 배가 많이 불렀지만 먹으니까 또 들어가긴 들어간다. 맛있더라. J 형님이 쏘셔서 더 맛난듯. 얼마 전에는 첫 월급 받았다고 직원들한테도 피자 쏘셨다던데 영수증 보니 한 8만원 쓰셨더라고.

셀카

남자 넷이지만 그래도 셀카 한 장.

브이

입이 귀에 걸리신 J 형님. 당직실은 아주 크고 넓고 좋더라. 침대도 일반 2인용 침대이고, 바닥은 온수매트도 깔 수 있을 정도로 넓고, 화장실, 샤워실도 완비되어 있고 책상도 크고 모니터도 엄청 큼. 확실히 내 당직실 보다 물리적 환경 자체는 좋더라.

강의 1

이 형님은 나랑 다르게 요양병원 당직을 무슨 레지던트 수련 받듯이 하고 계신 분이신데, 분명 병원에서 그렇게 시켰을 것 같지는 않고, 학문에 대한 열정이 넘쳐 흘러서 스스로 빡세게 하고 계신 것일 것이다. 밤 12시에 회진을 도신다던데 상식적으로 원래 그런 일정이 있을 리가 없음. 아무튼 원래 한의사도 하시던 분이고 저렇게 열심히 하시고 하니 자기 말고 입원하신 할머니들한테 자기가 ’섬망의 대상’이라고 농담하심(아는 사람만 알아들었을 듯 ㅋ). 참고로 저 책상 너저분한 것은 학교에서 보던 모습하고 완전 똑같은데 이제는 치우라고 잔소리 하는 사람도 없으니 살판 나신 듯.

강의 2

심지어 이 형님은 자기가 봤던 환자 케이스를 ppt로 만드는 작업까지 하고 계셨다. 저기 뒤에 보면 학생 때 보던 퍼*픽 뿐 아니라 불명열 환자 진단하는 법, 일차진료의 무슨 가이드, 어디어디 내과 매뉴얼 이런 것들 스스로 잔뜩 사서 보고 계심. 나중에 아프면 이 형님한테 가야겠다.

강의 3

지금은 밤중에 갑자기 배가 아프다 하시던 할머니 케이스에 대한 강의 중. 밤에는 주치의는 물론, 엑스레이 기사도 없고 랩도 낼 수 없기 때문에 자기 혼자 오로지 신체진찰에만 의존해서 진단해야 하는 경우가 많단다. 청진도 해 보고 배도 두드려 보고 해서 나름 판단 내리고 진단, 처방하고, 안되면 주치의를 콜 하게 된다고. 아무튼 그냥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오는 분이신데 자기 실력에 한계를 느껴서 내년에 인턴 지원할까 생각중이시라고 한다. 하여튼 똑같이 요양병원 당직 하는데 뭔가 나하고는 다름. 반성해야지.

인간극장

저녁이 늦어 슬슬 집에 가야 해서 당직실을 나서는데 찍힌 사진. 인간극장 마지막 장면 같은 느낌이 들어서 짠함. 많이 아쉬우셨는지 가는 차 창틀을 붙잡고 놓아주시지 않는 모습도 눈에 선하고 뭔가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 드려야겠어요 해야 할 것 같은 그런 분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