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rin CP3536 착즙기 구입기

이번엔 오렌지 착즙기 구매한 이야기다. 얼마 전에 처갓집에서 <휴롬> 착즙기를 빌려와서 몇 번 써 봤다. 좋긴 좋던데 과일을 썰어서 넣어야 되고 쓰레기 처리나 세척 등이 많이 귀찮더라고. 그래서 생각해 보니 그 미드 같은 데 보면 잘 나오는 거 있잖아. 오렌지 반으로 잘라서 꾹 눌러서 주스 만들어 먹는 거, 그게 생각이 나더라고.

마침 의사샘이 우리 딸 몸무게 좀 많이 나간다고 슈퍼에서 파는 주스 같은 거 자제하라고 하기도 했고 해서 직접 오렌지를 짜서 먹으면 좋겠다 싶어 폭풍 검색질. 일단 브레빌에서 나온 800CP 라는 모델이 눈에 들어왔다.

브레빌 800CP

헉, 근데 너무 비쌈. 오렌지 주스 하나 먹자고 이런 거금을 투자할 수는 없지. 그래서 다른 거 없나 검색 검색.

다른 착즙기

근데 영 다 좀 시원찮다. 아주 싼 모델은 보통 수동인데 수동은 은근히 또 좀 귀찮지. 자동 모델은 가격이 좀 더 나가는데 어느 모델이 좋은지도 모르겠고 괜히 바가지 쓰는 것 같고 사실 그냥 밑에서 모터만 돌려주는 기계인데 비쌀 것도 없지 않나 싶어 독일 아마존 검색. “Citruspresse”로 검색하면 좌르륵 뜬다.

아마존 화면

와, 나름 유명한 회사인 <Severin>에서 나온 CP3536 이라는 착즙기가 있다. 내가 구입할 당시에 자동 오렌지 착즙기 부문에서 판매 1위였는데 가격도 엄청 싸다(근데 저 때가 이벤트 기간이었는지 지금은 18유로로 올랐음). 한국에서도 한때 3만 얼마에 팔았는데 지금은 수입 안하는 제품.

게다가 한국으로 바로 배송도 되는 상품이더라고. 아마존에서 바로 시키면 대충 4만 5천 원, 배대지 통하면 배송비 포함해서 4만 원 정도 하겠던데 배대지 통하는 게 좀 귀찮기도 하고 가격 차이도 얼마 안 나기도 하고 해서 그냥 한국으로 바로 시켰다.

필립스

헉, 근데 결제하고 얼마 안 있어 한국 오픈마켓에서 발견한 건데 필립스에서 거의 비슷하게 생긴 제품을 2만 원 대에 팔더라(…) 부랴부랴 배송 취소 시켰지만 이미 늦었음. 하필 이게 독일에서 시킨 건데 물건은 미국에서 출발하는 상품이더라고…… 착즙기 제품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그냥 저거 시키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도 안 써봐서 잘 모르지만…

착즙기 도착

그리하여 한 열흘만에 드디어 착즙기가 도착. i-parcel을 통해서 왔는데 신기하게도 우리집 주소가 한글로 프린팅 되어서 왔더라.

겉 포장 뜯음

겉 포장을 뜯으니 이렇게 되어 있다. 별로 성의 있이 포장하지는 않은듯.

속 박스

물건 본체 박스.

내용물 1

내용물도 뭐 이렇게 대충 들어 있다. 값도 싸고 별로 정밀한 물건이 아니라 그런가 포장은 그냥 다 대충대충인 듯.

설명서

설명서도 있는데 한글은 없다. 몇 가지 주의사항이랑 처음 쓸 때 이렇게 이렇게 세척하고 쓰세요 그런 내용 정도 있음.

분리된 모습

요렇게 분리가 되는데 제일 왼쪽 부품도 밑의 채 부분이랑 위의 날 부분이 분리가 되고, 날은 또 두 겹으로 겹쳐져 있어서 합치면 좀 큰 과일, 예를 들면 자몽 같은 것을 갈기에 좋게 되고, 분리하면 레몬이나 오렌지 등을 갈기에 좋은 것 같다. 오른쪽 본체에서 통이 또 따로 분리되어서 세척하기에는 아주 좋다.

합체한 실제 물건

비닐을 다 뜯고 조립하면 이렇게 된다. 아주아주 간단하다.

전원코드

바닥에는 전원코드를 돌돌 말아서 정리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자, 이제 기계는 왔는데 갈아 마실 과일이 없다;;; 마트에 가도 오렌지는 없고 레몬만 있던데 레몬이 참 비싼 과일이드만. 특가 세일 해서 한 개에 1천 원. 레몬은 크기가 작으니까 주스 하나 만드는 데 서너개 써야 될 것 같아서 한 열 개 사왔는데 1:1로 희석해도 엄청 시더라 ㅠㅠ

나는 또 오렌지는 사시사철 수확하는 과일인 줄 알았더니 여름에는 오렌지가 맛이 없는 모양이다. 인터넷에도 평이 그냥 다 그렇지만 그 중에 그나마 괜찮은 거 찾아서 두 박스 주문했다.

오렌지 박스

그리하여 오렌지도 도착. 두 박스에 2만 얼마 줬다.

오렌지 박스 내 포장

내부 포장 모습.

오렌지

오렌지가 들어 있다. 10개 정도 들었는데 별로 크지는 않더라. 그러니까 개당 1천 원 좀 넘는다. 저거 보니까 Peau d’orange 도 생각나고 그러네. 유방암을 예방합시다.

갈아보자

갈고 있는 모습.

(의미는 없지만) 4k 동영상으로 감상해 봅시다. 기계가 좀 시끄럽다. 대신 부품이 다 플라스틱이고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아서 위험하지는 않겠더라. 갈다가 잠시 뗐다가 다시 갈면 반대쪽으로 돌고 뭐 그런 식이다.

갈고 난 오렌지

깨끗이 갈린 오렌지. 근데 좀 더 갈면 더 나온다. 이 때는 처음이라 좀 아깝게 됐음.

오렌지 5개 사용

총 5개를 갈았다. 주변이 좀 지저분해서 모자이크 처리함.

대략 350밀리

대충 350mL 정도 되는 것 같다. 말했지만 이 때는 뭘 몰라서 좀 덜 갈았는데 마르고 닳도록 쥐어짜면 5개로 한 450mL는 뽑겠더라.

오렌지 주스 1

주스의 모습. 건더기가 그득그득.

컵에 담았다

컵에 담아보았다.

컵에 담았다 2

그러니까 오렌지 5개를 갈아서 오렌지 주스 한 컵이 나오더라…… 5천 원 짜리 오렌지 주스임. 마셔보니 역시 제철이 아니라 그런가 단맛보다는 신맛이 훨씬 강렬했다. 그리고 파는 오렌지 주스는 시원하게 해서 나오는데 실온 보관된 오렌지를 갈아서 먹으니 좀 밍숭맹숭한 느낌. 그래도 첨가제 하나 들어있지 않고 방금 막 짠 신선하고 건강한 음료라 몸에 좋을 거라고 생각하니 수명이 좀 늘어난 느낌이다.

그리고 앞으로 어디 식당에 가서 오렌지 주스 비싸다는 생각은 안 해야겠다. 오렌지가 원래 비싼 과일이었네. 역시 괜히 오렌지족, 오렌지족 하는 게 아니었다능.

근데 기계 자체는 아주 만족스럽다. 귀찮게 오렌지 껍질 벗길 필요도 없고, 세척도 쉽고, 기계값도 엄청 싸고 대만족. 얼른 겨울이 와서 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역시 우리 몸엔 우리 농산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