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2006-04-01 12:02]
가짜 토익·토플 성적표 색출 안간힘…입사 지원 출신대학 통해 재차 확인
토익 토플 등 영어시험 성적표가 단돈 몇 십만 원에 인터넷을 통해 암거래되고 있는 등 증명서 위조가 판을 치자 기업 및 대학이 ‘위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기업이다. 지원자들의 영어성적은 입사뿐만 아니라 입사 후 부서 배치, 인사고과 등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31일 상반기 정기 공채를 진행 중인 A기업 박모(39) 과장은 지원자들이 제출한 영어성적 증명서를 입사지원서와 일일이 비교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박 과장은 “영어성적 증명서뿐만 아니라 졸업 증명서도 위조가 빈번해 해당 학교의 협조를 받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달 초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한 B업체는 인터넷을 통해 제출하는 입사지원서에 올해부터 토익 점수뿐만 아니라 토익 점수 발급 번호란도 추가했다.
지난해에는 점수와 시험 일자 항목만 있었다. B업체의 채용을 대행한 채용전문 기업 관계자는 “점수 발급 번호를 알면 원본 검사 절차가 단축된다”고 말했다.
지역 대학들은 요즘 기업체 문의전화를 받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대며 해당 학생의 성적이나 재학 여부를 물어보는 전화가 이전보다 부쩍 늘었다. 성적표를 팩스로 보내 달라는 회사도 가끔 있다. C대학 학생서비스센터는 “대학의 증명서 발급 시스템을 문제삼는 것 같아 불쾌하지만 위·변조가 많아 확인을 안해줄 수도 없다”고 말했다.
편입생 모집 절차도 좀 더 깐깐해진다. 편입학 시 영어점수를 제출할 경우 가산점 5점을 부여하는 B대학은 해당 학생의 ID와 비밀번호로 점수 확인 사이트에 접속해 제출된 영어성적 점수와 원 점수를 일일이 대조한다.
영어점수만으로 편입생을 모집하는 C대학은 한국토익진흥회에 총장 명의의 협조 공문을 발송해 모든 지원자의 영어 점수를 확인받는다.
C대학은 올해부터 경시대회 수상경력을 인정해주는 학과를 영어영문학과 등 5개로 대폭 줄였다. 경시대회 수상 경력이 주 위조 대상으로 전락하자 취해진 조치다. C대학 관계자는 “경시대회 상장은 진본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가 어렵고 위조도 쉽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토익위원회는 지난달 말 코스닥 상장 기업을 포함한 국내 대부분의 업체에 각 사원들의 토익 점수를 재확인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위원회 관계자는 “위·변조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위원회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수험생의 점수와 성적표상 점수를 일일이 대조해 보는 수밖에 없다”며 공문 발송 이유를 설명했다.
기업들은 토익 토플 등 영어시험 점수의 반영비율을 줄임으로써 증명서 위·변조에 대응하고 있다. 채용전문 기업 인크루트 관계자는 “STX 두산그룹 국민은행 등 많은 기업들이 토익 최저 점수를 600점대로 대폭 낮추고 영어회화 면접의 비중을 강화하고 있다”며 “토익 반영 비율이 줄어들수록 토익 위·변조도 사라지지 않겠느냐”고 진단했다.
국제신문 송수진기자 sujins@kookje.co.kr /노컷뉴스 제휴사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미 사회적으로도 이슈화 되었다. 반드시, 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