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에서 헬싱키까지 공짜로 가는 법 (2) – 실전

우선 스톡홀름으로 갑니다. 버스 터미널에서 지하철로 두 정거장 가면 있는 ‘Slussen’역까지 가야 하는데 걸어서 가도 충분합니다. 그 역 근처에 가면 엄청나게 큰 배 두 척이 바다에 둥둥 떠 있으니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빨간 색 바이킹 라인 배를 찾았으면 창구에 가서 표를 달라고 합니다. 아니, 했습니다.

“표 주세요. 예약했어요.”
“예약번호는요?”
“****** 요.”
“음…. 무료티켓으로 예약하셨네요. 어떤 무료 티켓이죠?”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는데 친구들이 공짜로 가는 거 있다던데요.”
“음…. 무료 티켓이 없으면 안되는데요.”
“그래요? 그럼 그냥 가려면요?”
“한 사람당 왕복 2,*** kr입니다.”
“……”

네, 그렇습니다. 뭔가 잘못된 겁니다. 역시 김정훈과 함께 하는 여행은 다 이렇습니다. 옆에서 성주는 경악하고 있습니다.

“음…. 그건 너무 비싼데요….”
“그럼 방 없이 가면 좀 싸요. 대신 편도로 가야 되는데 두 사람 합해서 9** kr 입니다.”
“으음….. 그런가요…. 일단 그걸로 주세요.”

그리고 창구 직원은 컴퓨터를 열심히 두드립니다만, 왠지 속은 느낌입니다. 머릿속이 복잡해지면서 마음의 갈등이 시작됩니다. 어쩌나 어쩌나 어저나……

“엇, 잠깐만요. 그냥 안 가려고요.”
“괜찮습니다. 지금 공짜 티켓 찾아냈어요.”
“엥?”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는데 직원이 정말로 공짜 티켓을 두 장 끊어 줍니다. 영문도 모른 채 티켓을 받아 들고 입구에 있는 개표기에 긁으니 정말 문이 열립니다. 오 맙소사. 그렇게 어찌어찌 배를 탔습니다. 다만, 방이 없습니다. OTL

그리하여 핀란드에 무사히 도착하여 대충 구경하고 다시 돌아오는 표를 구해야겠는데, 어제 도대체 어떻게 공짜 표를 받게 된 건지 알 도리가 없어서, 어제랑 똑같이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스톡홀름 가는 배요. 예약했어요.”
“예약번호는요?”
“*******요.”
“음….. 이건 스톡홀름에서 헬싱키 오는 배로 예약되어 있는데요?”
“네?”

이건 또 뭡니까.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사태가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약이 취소된 것도 아니고 배가 거꾸로 예약되어 있다니요?

“음…. 그럼 그냥 그거 무시하고 지금 배 탈게요.”
“네. 안타깝게도 방은 없네요. 방 없이 두 사람 9* 유로입니다.”
“아, 무료 티켓은 없나요?”
“무료로 가는 티켓이 있나요?”
“그건 없는데 올 때 무료로 끊어주더라고요.”
“그러니까 무료로 갈 수 있는 티켓이나 쿠폰이 있나요?”
“음….. 잘 모르겠는데. 올 때 타고 온 티켓 보여드릴게요.”

티켓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건 유레일 패스 회원이라서 무료로 된 거네요.”
“아, 그래요? 저 유레일 패스 회원 맞는데요.”
“그럼 유레일 패스 보여주세요.”
“지금은 없는데요. 스웨덴에 두고 왔지요.”
“그러면 안됩니다. 보여 주셔야 돼요.”

그랬던 거군요! 스톡홀름에서 그 직원이 임의로 유레일 회원 할인으로 끊어준 겁니다. 고맙기도 하지. 아무튼 여기서는 직접 안 보면 안되겠다 그래서 돈 내고 끊었습니다(실제로 방에 두고 왔슴다).

어쨌든 돌아오긴 돌아 왔습니다. 돌아오자 마자 어떻게 예약했어야 하는가 잘 알아보았더니 제가 실수한 것이더군요. 그래서 다 고쳐놨습니다. 흑. 따지고 보면 제대로 예약했으면 배도 공짜로 타고, 게다가 객실도 있고, 식사까지 할인된 가격에 할 수 있었던 건데 너무 대충 알아보고 가서 힘들게 비싸게 갔다왔네요-_-;; 참으로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