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머리숱이 적은 편이라 그것 때문에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고등학교 때 까지는 그저 태생적으로 이마가 넓다 뿐이지 숱이 적다는 생각은 전혀 안했다. 다만 주변 친구들이 그런 얘기들을 하는데 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대학교에 가서는 머리를 좀 길렀는데 그것때문에 좀 숱이 적어보였지만 뭐 그러려니 했다. 그 때 팬틴에서 나온 볼륨 빵빵하게 넣어주는 샴푸가 있었는데 그게 보기에는 효과가 좀 있었다. 나처럼 머리카락까지 가는 사람에게는 일시적으로나마 머리가 빵빵해 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내 두피랑은 맞지 않는지 종종 두피에 여드름 같은 게 나서 가려웠고, 금방 머리가 기름져졌다. 난 원래 머릿기름이 매우 풍부하다.
중간에 약국 가서 탈모방지 샴푸 뭐 그런것도 한 번 써본 거 같고, 그 뒤로 도브 샴푸가 나왔기에 그것도 좀 써보다가, 군대에서는 또 엘라스틴도 아마 써본 거 같고.. 그냥 다 그랬다. 교환학생으로 나가 있을 때는 늘 쓰던 팬틴이고 엘라스틴이고 없어서 헤드앤 숄더 제품을 썼는데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회사 다니면서는 좀 걱정이 돼서 댕기머리 샴푸가 좋다기에 비싸지만 그걸 써 봤다. 써보니 확실히 머리에 뭐가 나던 건 없어졌다. 당시에 쓰던게 뉴골드 제품이었는데, 한 2년인가 쓰다가 그것보다 더 비싼 스칼토닉인가 하는 제품이 나왔기에(한통에 5만원이었나…) 진짜 큰맘먹고 썼다가 완전 망했다. 오히려 더 나빠졌다.
그러던 중 아내가 두피전용 샴푸를 권해서 듀크레이에서 나온 약국 전용 샴푸도 써보고, 너무 자주 감아서 그런가 싶어서 하루에 한 번만 감아보기도 하고, 수분이 부족해서 그런가 싶어서 수분샴푸도 써보고…… 근데별 차도가 없어서 그냥 댕기머리 뉴골드 샴푸로 다시 바꿔서 쭉 썼다.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머리 말리고 나면 늘 가운데 머리가 납작해져서 좀 고민이었다. 그러던 중에 생각해보니 외국갔을 때 머리숱이 좀 빵빵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얼마 전에 그 때 썼던 헤드앤 숄더 제품으로 바꿔봤다. 쓰고나서 좀 놀랐던 게, 머리를 감을 때 손에 빠진 머리카락이 묻어 나오지 않는 거다. 그래서 아내에게 신기하다고 말했더니 원래 그게 정상 아니냐고 그런다. 나는 원래 머리 감으면 머리카락 몇 가닥 정도는 감으면서 빠지는 게 정상인 줄 알았다. 30여년을 그렇게 살아왔는데!!!
아무튼 신기하리만치 머리가 덜 빠진다. 다만 감고나서 충분히 물로 헹궈도 머리카락이 꼭 왁스 바른 것 처럼 끈적거리는 현상이 있다. 그래서 말리고 있으면 머리카락이 막 위로 서고, 손에도 뭔가 끈적끈적한 느낌이든다. 겉에서 보기에도, 방금 감았는데 좀 떡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래도 아무튼 하루하루 머리가 많아지는 것 같아서 기분은 좋다. 자기 머리에 맞는 샴푸를 잘 고르는 것도 탈모 예방에 참 중요한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