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 포 벤데타

브이 포 벤데타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어떤 리뷰에서, “와쇼스키 형제는 매트릭스를 아직 못 잊었나 보다.”라는 글을 봤다. 걱정을 했다. 영화를 보면서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영화의 기본 설정은 매트릭스와 너무 흡사하다. 약간 창조성은 떨어지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나는 그런 음모론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었으니까.

다만 이야기 전개가 너무 ‘작위적’이다. 너무 대놓고 들이댄다. 좀 더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면 정말 훌륭한 영화가 될 수 있었을텐데, 사실 내가 이 영화에 공감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다.

그래도 볼거리는 훌륭하다. 특히 국회의사당이 차이코프스키 음악에 맞추어 폭파되는 장면은 온 몸에 전율을 느끼게끔 했다. 첫 영화 주연을 맡은 ‘스미스 요원’ 휴고 위빙의 모습도 나름대로 훌륭한(?) 볼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