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돈은 갚지 마라 – 차병희

빌린 돈은 갚지 마라

제목이 꽤 선정적이지만 사실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제목이 좀 잘못되었다. 책의 내용을 쉽게 요약하자면 ‘돈 못 갚는다고 죽지 마라’ 정도 되겠다. 카드 빚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 당신, 급해서 빌려 쓴 사채를 갚지 못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당신,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가족 모두가 길거리에 나앉게 된 당신, 이 책을 보면 희망이 보인다. 이 책의 저자는 당신의 능력이 부족하여 돈을 못 갚게 되더라도 그것은 죄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합법적으로 그 난감한 상황을 탈출할 수 있는 비법을 알려준다. 단, 돈을 일부러 떼어먹을 목적으로 빌리는 것은 크나큰 죄악이라고 미리 경고한다.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전한 책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 책의 저자가 아래 기사와 같은 곤경에 처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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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 돈은 갚지마라` 저자 책처럼 11억 떼먹다 실형

[문화일보 2005-08-04 16:17]

(::출판사 사장 등에 빌린 뒤 도망다녀::) ‘합법적으로 돈 떼어먹는 방법’이라는 책을 쓴 저자가 책 내용 대로 남의 돈을 떼어먹고 달아났다가 징역 2년의 중형을 선고받 았다.

자칭 컨설턴트인 차모(42)씨는 지난 2002년부터 2003년까지 ‘합 법적으로 돈 떼어먹는 방법’ ‘빌린 돈은 갚지마라’ ‘돈 맛’ 등 6~7권의 책을 펴냈다.

차씨는 이중 8판까지 인쇄된 ‘합법적으로 돈 떼어먹는 방법’에 서는 사채업자 돈 떼어먹기, 은행돈 떼어먹기, 거래처 돈 떼어먹 기, 주변 사람 돈 떼어먹기, 명퇴자 돈 떼어먹기, 사기꾼에게 돈 안떼이는 방법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즉 세상물정을 모르 는 은행지점장 등 전문직 명퇴자를 영입해서 대출 브로커로 활?淪?후 회사 재산을 뒤로 빼돌리고 고의로 부도내는 방법, 납품 단가를 높게 쳐주고 현금 결제해줘 환심을 산 후 고의로 부도를 내고 납품대금을 떼어먹는 방법 등을 나열했다.

차씨는 또 ‘빌린 돈은 갚지마라’에서는 은행 대출을 가능한 한 많이 얻어 세입자가 복잡하게 얽힌 상가를 산 후 대출금을 고의 로 연체해 경매에 들어가게 하는 수법을 소개했다. 차씨는 특히 이들 저서를 통해 ‘시간이 흐르면 채권자도 지치게 되므로 빚을 탕감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차씨의 책들은 98년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진입 이후 부도 를 맞은 사업자들과 재산을 잃은 서민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 기도 했다.

그러나 차씨는 자신의 책에서 소개한 수법을 실생활에 그대로 적 용했다가 큰 낭패를 당했다. 그는 2002년 9월 자신의 책을 출간 한 출판사 사장에게 “높은 이자를 줄테니 돈을 꾸어달라”며 8 억원을 빌렸다. 차씨는 ‘빌린돈 갚지마라’라는 책 내용 대로 돈을 갚지 않고 중국으로 달아나는 등 2003년 12월까지 모두 3명 으로부터 11억300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고소를 당했다. 검 찰 조사 결과 차씨는 출판사 사장등에게 처음에는 소액을 빌린 후 원금과 함께 20~30%의 이자를 갚아 믿음을 산 뒤 나중에 큰 돈을 빌린 후 달아나 채권자를 지치게 만드는 수법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차씨는 마치 자신이 중형을 선고받을 것을 예견이라도 했던듯 ‘ 빌린 돈은 갚지마라’ 서문에 “남의 돈을 고의로 갚지 않는다 면 법의 심판을 받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

인천=이상원기자 y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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