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산

일본의 전설적인 한국인 프로레슬러, 역도산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지난 밤에 KBS에서 해 주길래 우연히 봤다. 감독이 무슨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는지, 도무지 우리나라 정서에는 맞지 않았다. 영화에서 역도산은 한국의 영웅이 아니라 일본의 영웅일 뿐이었다. 그러니 흥행에 실패할 수 밖에.

다만, 역도산 개인에 대한 이야기는 때가 때이니만큼 참 가슴에 와 닿았다. 세상 모두를 적으로 만든 채 홀로 쓸쓸한 길을 가는 역도산. 세상에 순응하기를 거부하고 세상을 집어삼키려 했던 거대한 남자 역도산. 그것은 참으로 외로운 길이었다. 그에게는 민족도, 국가도, 가정도 없었다. 오로지 역도산 자신만이 있었을 뿐.

따지고 보면 나도 역도산처럼 외골수 기질이 좀 있는데 이게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독한 내가 잘못된 건지, 세상이 잘못된 건지. 참…… 외로운 길이다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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