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군자가 된다는 기분으로……

아까 어느 팀장이 나에게 어떤 그림을 컴퓨터로 그려달라 시키고 퇴근해 버렸다. 대충 이런 그림인데 그림판으로 15분 정도 걸려 완성했다.

내가 자기 팀에 속한 것도 아니고, 우리 팀장에게 양해를 구하지도 않았으며 그렇다고 나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 주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내가 컴퓨터를 잘하니까 데려다가 이것저것 시키는 것, 그것이 옳지 않고, 그렇게 시킨 일 해 주기도 싫고, 혹 해주더라도 대충 해서 다음부터 시키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시게 해 주고 싶지만, 내 이제 얼마 남지도 않았고, 사실 시키는 일이라는 것이 지극히 쉽고 하찮은 일이기 때문에 이제는 기쁜 마음으로 성의껏 해 주기로 했다. 일곱 달 뒤에 많이들 아쉬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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