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더를 샀다.

우리 딸 멜로디언을 알아보다가, 학생 때 멜로디언도 물론 많이 했지만, 리코더도 참 많이 했었지 하고 괜히 리코더도 막 찾아보게 되었다. 그렇잖아도 몇 달 전에 아는 형이 갑자기 자기 리코더 연주에 취미 붙였다면서 자기가 연주한 거 동영상을 보여주는 것을 보고는 아, 이게 그냥 애들 연습용 악기만은 아닐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만 하고 있었지.

학생 때 누구나 리코더로 수행평가 같은 거 많이 해봤을 텐데 나 고2 때 수행평가 평가 곡은 <타이타닉> 주제가인 <My heart will go on> 이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심금을 울리는 그 명곡을 마침 리코더로 연주한 능력자가 있더라고.



아…… 감동…… ㅠㅠ 다시 들어도 영혼을 울리는 연주인 듯.

사실 리코더가 클래식 음악에서 실제로 쓰이는 악기이기도 하고, 수준급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것 들어보면 진짜 굉장하다. 아래는 네덜란드의 리코더 영재 소녀가 비발디 곡을 연주하는 모습.



아, 저렇게까지는 도저히 못 하겠고 나는 그냥 취미로 할 거니까 요 정도만 하면 좋겠더라.



이 정도는 연습 좀 하면 되겠지. 아무튼, 본격 리코더에 관해 검색 시작. 우리가 학생 때 교육용으로 썼던 리코더는 보통 “소프라노” 리코더였고, 그것 말고도 “알토”, “테너”, “베이스”, “소프라니노” 등등 음역이 다른 리코더가 많이 있더라.

각종 리코더

소프라노도 좋지만 여기저기서 들어보니 알토 리코더 소리가 마음에 들어서 알토 리코더로 결정.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어릴 때 생각이 나는데 어릴 때 다른 애들 리코더는 전부 “독일식” 리코더였는데 내 것만 “바로크식” 리코더였다. 그때는 뭐가 다른지도 몰랐고, 왜 내 것만 “B”라고 찍혀 있었는지 지금도 모르겠지만 지금 와서 알아보니 바로크식이 오리지날인데 F 음 불기가 어려워서(운지법이 다름) 교육용으로 개량한 것이 독일식이라 하네. 대신에 독일식은 F# 음정을 정확하게 낼 수 없다. 뭐 그런 이야기. 그래서 연주용으로는 바로크식을 쓴단다.

운지법 차이

이젠 재질을 결정해야 하는데 나무로 만든 것도 있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도 있다. 나무로 만든 것이 울림이 더 좋다고는 하는데 관리가 어렵고(침 때문에 썩고 변형이 생기니까), 한 번에 오래 못 불고, 게다가 (당연히) 비싸다 해서 플라스틱으로 정했다.

이것도 참 여러 가지 회사에서 나오는데 <아울로스>라는 일본 브랜드가 리코더만 전문적으로 만드는 기업이라고 해서 거기로 정했다. 거기서 나오는 플라스틱 리코더 중에서 제일 상위 모델로 했는데도 별로 비싸지도 않더라고.

리코더 도착

주문하고 다음날 도착.

꼼꼼한 포장

꼼꼼하게 뾱뾱이 포장이 잘 되어 있다.

인조가죽 케이스

인조가죽 케이스도 예쁘다.

이름

이름 쓰는 곳. 학생 때 생각나네.

내용물

속을 들여다 본 모습.

내용물 꺼냄

내용물을 꺼내서 나열.

가짜 나무무늬

제일 상위모델인 709BW 모델이라 가짜 나무무늬 코팅이 되어 있다. 나름 그럴듯함.

운지법

설명서라고는 운지법이 적힌 종이 달랑 하나 뿐. 뭐 플라스틱이니까 특별히 관리할 것도 없고 그렇지 뭐. 침이나 잘 닦아주면……

밤에 도착했는데 소리가 잘 나는지 궁금해서 한 번 소심하게 불어보았다.



밤이라서 안되겠다. 다음에…… ㅋ

2 thoughts on “리코더를 샀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